교회 정치 초월한 신학 일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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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정치 초월한 신학 일치 추구
  • 승인 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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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로교단들의 신학적 일치를 위한 ‘장로회신학회’(회장:이종윤목사, 이하 장신회)의 출범은 정치적 일치가 아닌 신학적 일치를 통한 장로교단들의 하나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교계의 주목과 긍정적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신회의 궁극적 목표는 현재 1백여 개 이상으로 분열된 한국의 장로교들의 하나됨. 즉, 각 교단의 신학자들이 각 교단들의 전통과 예배의식, 교회정치 등을 연구, 교단간 신학의 공통분모를 찾아 하나의 장로교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장신회의 이같은 방향성은 그 목적에서도 ‘성경적 장로교 신학의 정립’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장로교단들의 일치를 위한 공통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방향성은 신임 회장 이종윤목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학적 만남을 이루는 과정이 중요하고 이런 만남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구약·신약·조직·역사·실천·선교신학회 등 6개 학회로 나뉘어 활동하게 되며, 교단의 신학자들이 각 부문의 연구를 진행, 장로교단들이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장신회의 이같은 방향성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교단 신학자들의 이같은 의지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장신회가 교단정치에 휩쓸리거나 신학자들의 학적 모임으로만 끝나서는 않된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교단정치에 휘둘리다 보면 장신회의 연구와 노력이 장로교의 하나됨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현재와 같은 알력과 분열을 거듭하는 결과만을 되풀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단에서의 적극적인 수용과 실천 없이는 신학자들의 연구와 만남이라는 선에서 활동이 그칠 수 있다는 것이 교계에서 장신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장신회의 활동은 교단정치와는 무관하되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바탕으로 각 교단이 공유할 각종 예배 모범을 제시하고 또한 장로교단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을 전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동의 과제에 대한 연구와 만남이 결국 신학적 일치로 연결된다는 전망인데 장로교단의 뿌리인 신학의 하나됨이 정치적 분열과 상처를 봉합하고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창립총회에서 채택하기로 한 ‘장로교신학회 신앙고백’이 채택되지 않고 폐기된 것은 문제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장로교신학회 신앙고백’은 한장연 장로교정체성회복위원회가 5차례의 연구모임을 통해 꼼꼼하게 준비한 장로교신학회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한장연 가맹 교단 신학자들의 신앙고백을 담는 것이었다.
신앙고백은 성경이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며,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로 계심을 믿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얻어지는 칭의를 믿으며, 현대적 상황에서 사람과 문화를 변혁시키는 것이 교회의 책임임을 믿고, 전통적 장로교 신앙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 문답에 가장 잘 표현됐고, 성경에 가장 충실한 것으로 믿는다는 등의 1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일부에서는 이런 신앙고백서가 학적이고 깊이있는 토론없이 몇몇 회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동안 긴 시간을 거쳐 신앙고백서를 준비해 온 한장연 장로교정체성회복위원회의 수고를 무색하게 하는 결정이었으며, 신앙고백의 기조없이 출범하는 학회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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