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불편하지만 지혜롭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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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불편하지만 지혜롭게 대응해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12.07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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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교회 보고서(13) 문화의 미래1 - 동성애

문화는 사회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한국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와 함께 절대적인 진리, 혹은 도덕이나 윤리를 배척하는 다원화된 사회로 향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과는 반대로 교회는 믿음의 본질인 복음이외에도 사회문화, 도덕에 대한 성경적 해석 또는 성경에 입각한 가치를 사수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도덕적 기준 또는 가치를 비종교인들에게 강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성경적인 입장에 따라 행동하고, 비판하고, 주장할 자유 혹은 책임이 기독교인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밀 듯이 밀려드는 교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 문화적 충돌은 한국 교회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편집자 주>

최근 한국 사회의 현안 중 하나는 동성애문제다. 동성애가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소재로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최근 드라마에서는 동성애 코드가 내재되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 동성애, 사회적 목소리 커진다

동성애는 이제 문화적 아이콘의 하나로 인식돼 등장해 미술, 음악, 패션 등에서 광범위하게 다뤄지고 있다. 대학 내 동성애 동아리들이 학내 정식 동아리로 등록돼 공개적으로 회원을 모집하는가 하면, 음성적이던 동성애자들의 문화가 TV와 인터넷 등을 타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가 공론화되고 있는 것도 사회 고위층, 문화예술계 인사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5KBS 취재파일4321은 전국 만 12세 이상 남녀 15,600명을 상대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1.9%가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혔으며, 6.2%는 양성애자라고 답했다. 또 동성애 문제로 고민하거나, 현재 고민 중이라고 밝힌 응답자도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특히 10대와 20대 젊은 층에서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점은 동성애에 대한 인식에서 이성애와 다를 바 없는 사랑의 한 형태라는 응답과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라는 응답이 각각 45% 전후로 엇비슷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또 동성애자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2.5%가 찬성입장을, 26.5%가 반대 입장을 각각 밝혔다.

동성애가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들이 동성애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유교문화에 깊은 뿌리를 가진 한국 사회에서 터부시됐던 동성애가 개인적인 성적 취향으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 전면에 나선 교계의 단호한 대응

이 같은 동성애 논란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반드시 고쳐야할 정신질환이며 성경에서 명시한 라는 것이다. 동성애를 성적 취향으로 인식해 이들에 대한 인권적 차원의 접근이 온당치 못하다는 주장이다.

동성애 차별금지법 입법 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의회선교연합 김영진 의원(민주당)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교회, 학교, 상담소 등에서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주장하거나 개도할 수 없게 된다동성애를 인정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는 것은 차별에 반대하고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법안 통과 이후의 직면하게 될 심각한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성시화운동본부 총재 전용태 장로(변호사)이 법안이 발효되면 동성애가 우리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길이 전혀 없다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은 망한다. 동성애는 일제 침략보다 더 무서운 영적인 침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성애 반대에 대한 과학적 증거도 제시한다. 길원평 교수(부산대 자연과학대)남자와 여자는 성기관을 갖고 있으며, 구조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기관이 결합하여서 성행위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항문에 성행위를 함으로써 치질, 출혈, 장질환(직장암), 성병 등이 생기며, 간염, AIDS도 전염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동성애 관련 차별금지법 입법에 반대하는 교계 단체들은 상설 기구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또 백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범국민적인 입법 반대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폭력적 방법 지양해야목소리도

문제는 동성애를 소수자 인권 문제로 다루는 것에 대해 유독 기독교계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이다. 동성애는 천주교, 불교 등 타종교의 교리에도 배치되지만 소수자 인권 문제와 연계돼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아직은 작은 목소리지만 교계의 강경한 입장과 대응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다. 진보 교계 일각에서는 동성애를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인권이나 치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안 찬성을 주장하는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대표 임보라 목사(향린교회)는 동성애 문제와 관련한 교계의 대응이 폭력적이라고 주장한다.

선동적인 설교나 왜곡된 정보를 담은 광고 등을 통해 기독교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목사는 차별금지법을 무산시킨 기독교 지도자들은 성경을 폭력의 도구로 추락시킨 죄를 회개하라고 주장하고 성경의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교계 단체들을 비판했다.

임 목사는 동성간이든 이성간이든 모든 성행위와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인간됨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성서가 말하는 진짜 죄라며 교계가 동성애를 반대하면서 사람을 짓밟는 종교로 비쳐지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향후 동성애자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전환 수술 허용 문제, 성전환자 법적이 성 지위 문제, 동성간 결혼 허용 문제, 동성애 가족 및 입양 허용 문제, 동성애자 군복무 문제 등 동성애 관련 이슈와 법적인 문제는 잇따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

# 문화 변혁적 접근 필요

이처럼 동성애 문화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풍토가 마련되면 유혹에 노출돼 동성애자, 양성애자 등 성정체성을 잃어버린 이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는 가족단위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동성애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안타까운 점은 사회적으로 확산된 이른바 꼴통이미지의 기독교가 동성애에 대한 비판 목소리마저 희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적인 혐오와 공격보다는 대안 있는 반대,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성애가 대중문화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아름답고 환상적인 것으로 치장되는 것에 대한 교회의 문화적 대응과 문화변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변혁과 샬롬의 대중문화론의 저자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그의 저서에서 기독교적 확신에 입각한 참여가 대중문화 변혁의 열쇠라며 기독교적 세계관을 토대로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와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과 개선 방향을 어떻게 보편적인 언어로 바꿀 수 있겠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백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는 한 대담에서 동성애자를 따뜻하게 포용하며 함께 살고 그들의 인권을 지켜줘야 하지만, 적어도 동성애의 비정상성은 교회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애가 성경적인 관점에서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죄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기독교가 동성애에 대해 비정상적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책무다. 어렵고 힘들지만 한국 교회가 가진 문화적, 사회적 역량을 통해 동성애 문제에 대해 지혜롭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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