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과 ‘복’의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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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과 ‘복’의 구분
  • 승인 200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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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축복’과 ‘복’ 이라는 말을 구분 없이 잘못 적용하고 있는 사례는 기필코 고쳐져야 한다. 성경의 사용사례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데 이를 교회가 병리적 관행으로 잘못 적용하여 쓰고 있음을 갱신해야 한다.
우선 그 구분점을 개설(槪說)하면 첫째, 성경적인 어원으로 보아 ‘복(福)’은 히브리어의 ‘아쉬례’와 헬라어의 ‘마카리오스’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모범적인 경건한 사람에게 “복을 선포할 때” 나 “복이 있는 자”는 또는 “복이 있을 지어다” 라고(시1:1, 2:12, 잠8:34, 16:20, 욥5:17, 마13:16, 요20:29, 계14:13, 22:14)하는 말이다.

이는 하나님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받게되는 것을 의미하고, ‘축복’(祝福) 또는 “축복하다”는 히브리어로 ‘바라크’로 기술되며(약330회) 헬라어로는 ‘율로게오’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좋은 것을 받도록 기원한다” 라는 말로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육체적, 정신적 복락과 번영을 주실 것을 기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시24:5, 창39:5).
둘째로 성경적 사례로 보아 에서가 야곱에게 복이 있기를 하나님께 비는 것(창27:41)과, 또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에게 축복한(창14:19)것, 아론이 그의 자손과 백성을 위해 복을 비는(레9:22, 민6:22-27)사례는 ‘축복’의 형식이 되는 것이고, 또한 왕이 자기 백성을 위해, 또는 주의 사자가 주의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 중재적으로 복을 베풀어 줄 것을 기원한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창12:3). 셋째는 복과 축복은 개념상의 차이가 있다.

복은 하나님과 당사자 관계에서 하나님이 직접 베풀어주시는 것이거나 또는 제3자가 받을 하나님이 내리시는 ‘복’ 자체를 지칭할 때 쓰는데 비하여 축복은 복 자체가 아니라 복을 제3자에게 주실 것을 하나님께 구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니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전 상에도 ‘복’은 “평안하고 만족한 상태와 그에 따른 기쁨과 좋은 운수” 즉 ‘복’ 자체를 규정하였고, ‘축복’은 “남을 위하여 행복하기를 빎” 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의 은혜가 성도들에게 내리기를 비는 것”을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하나님은 사람에게 ‘축복’은 할 수 없으나 복은 내리는 것이고, 반면에 사람은 복은 베풀 수 없으나 ‘축복’은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축복’하신다면 만복의 근원자가 어느 대상에게 복을 달라고 빌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자신의 강복(降福)의 당사가 아닌 또 다른 시은(施恩)자를 향하여 복을 구할 대상이 설정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시여 저가 …에게 축복하나이다”는 가능하지만, “저가 복을 베푸나이다”는 불가능 한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시여 축복하소서”는 불가하지만, “복을 베푸(내리)소서”는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시지만 복을 비는(축복)분은 아니시다.

‘시복’(施福)자는 하나님이시고 ‘축복’자는 인간인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 교회가 잘못 쓰고 있는 ‘축복’이란 말의 구체적 사례는 “하나님이시여 축복을 주옵소서” 나 “축복하여 주옵소서” 또는 “하나님의 축복이 충만키를 빕니다” 등인데 이를 바로 잡으면 “하나님이시여 복을 주시옵소서” 로나 “하나님의 복이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등으로 되는 것이다.
재론커니와 복과 축복은 확연히 다르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시는 ‘복’은 ‘축복’이 아니다. 복을 내리시기는 하여도 복을 빌 수는(축복)없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람에게 임할 복을 하나님께 중재적 또는 복을 받을 자와 베풀자 사이의 제3자적 입장에서 ‘축복’(복을 빎)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고로 ‘복’은 하나님의 모든 은총의 총체적 표현으로 ‘복’ 그 자체이고 ‘축복’은 복을 중재하여 비는 기복(祈福)행위이므로 한국 교회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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