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가르침 넘어 하나님의 구속사역 선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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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가르침 넘어 하나님의 구속사역 선포하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11.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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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설교학회 - 성경 인물설교 방향성 제시

▲ 한국설교학회는 학술대회를 통해 현장 목회자들에게 성경 인물설교에 관한 바람직한 이론적 방향과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인물설교 중심은 인간의 규범과 행동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
과도한 심리적 해석, 풍유, 우화적인 알레고리 해석 지양해야

많은 설교자들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관심을 갖고, 성경 인물설교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하지만 성경 인물설교에 대한 설교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설교학 영역에서는 이 주제에 관한 심도 깊은 연구나 안내가 다소 미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설교학회(회장:정인교 교수, 서울신대)가 지난 20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성경 인물설교’를 주제로 ‘제1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현장 목회자들에게 바람직한 인물설교에 관한 이론적인 방향과 실제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에서 ‘성경 인물설교에 관한 설교신학의 기초’에 대해 발표한 정창균 교수(합신대)는 “실천적인 적용점을 제시함으로써 적실성 확보에 극단적으로 치중하는 인물설교는 본문을 떠난 공허한 외침으로 끝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 정창균 교수(합신대)

정 교수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주제로 한 인물설교는 그것이 성경적으로 정당하게 수행되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설교 현장에서 많은 환영을 받으며 널리 시행되고 있는 보편적인 설교 방식 중의 하나이지만 설교학에서는 극히 소외된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물설교는 설교의 궁극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효과적 방편으로 선택되지만 무엇보다 성경의 근본적인 의도를 떠나 단순한 도덕설교, 혹은 모범설교로 나아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경계 의식을 갖게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성경에 대한 구속사적 해석과 이를 근거로 한 구속사적 혹은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구속사적 설교론자들의 모범설교에 대한 강한 대립적 입장이 인물설교를 경계하는 경향을 초래한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인물설교는 당위성과 한계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성경이 제시하는 구속사의 진행 자체가 수많은 인물들의 삶과 행동 양식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고, 하나님의 자기 계시가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며 “설교에서 인물을 다루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닌 인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즉, 설교시 인물들의 행동을 부각시키거나 강조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행동이 하나님의 통치와 섭리에 대한 반응이며, 또 그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과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어떻게 드러나거나 혹은 구현되고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인물들의 행동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인물설교에 있어서 인물 자신은 주인공이 아니다. 하나님이 주인공이다. 인물들은 참 주인공이신 하나님의 특정한 의도와의 관련성 아래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인물설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특히 “인물설교는 쉽게 단순한 도덕설교 혹은 모범설교로 변질될 위험성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는만큼 인물에 대한 과도한 심리적 해석, 풍유 혹은 우화적인 알레고리 해석 등을 지양하고, 성경 인물과 오늘의 청중 사이를 조급하게 동일시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성경 인물설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 교수는 구속사적 설교를 지지하는 설교자들을 향해 도덕설교, 모범설교로 치우칠 수 위험성이 있는 인물설교에 관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물의 전기 혹은 성품, 인물과 관련해 일어나는 사건 등을 통해 얼마든지 하나님의 구속사적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감 있는 본문을 제시하고, 성도들이 합당하게 올바로 반응하도록 안내하는 설교를 추구해야 한다. 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해당 인물의 장단점, 성품 등이 도덕적 규범, 행동의 모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성품, 하나님의 구속 원리, 구속사의 진행, 하나님 나라의 삶 등의 차원과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는지의 차원에서 본문을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물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성경의 인물들은 단순히 도덕적 모범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한 신학적 목적을 갖고 성경에 등장하고 있다”며 “설교자들은 이러한 본문의 신학적 의도를 철저히 파악해 그것을 선포하는 일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적극 당부했다.
 

▲ 류응렬 교수(총신대)

‘찰스 스펄전의 인물설교’를 주제로 스펄전의 인물설교 특징에 대해 발표한 류응렬 교수(총신대)는 “인물설교는 다양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설교자들이 즐겨 사용했던 설교의 주제였다”며 “스펄전은 인물을 해석할 때 총제적인 시각을 배경으로 삼되 본문에 나타난 인물의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즉, 인물설교가 인물 자체의 이야기에 그친다는 비판과는 달리 스펄전의 인물설교는 말씀에 근거해 교훈을 찾고 반드시 청중의 삶으로 적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펄전의 구약 인물설교의 두드러진 특징은 인물을 다루면서도 결론을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해 끝을 맺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류 교수는 “스펄전의 인물설교는 본문을 하나의 강해단위로 선택하지 못한점과 본문의 일차적인 문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 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넘어 지나치게 영해하는 점 등의 약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펄전의 인물설교는 본문에 나타난 인물의 의미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한 점과 성경전체의 맥락, 특히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결을 시도하며 본문에 근거해 청중의 삶 속으로 적절하게 적용한 점들은 좋은 보기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펄전은 본문 앞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줘야 할 주해자의 역할과 청중 앞에서 영혼을 변화시키는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며 오늘날 인물설교를 위한 하나의 좋은 지침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경 인물설교의 성경적 이해와 그 준비’를 주제로 발표한 이성민 교수(감신대)는 “성경 인물설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부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에 대한 설교도 포함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인물들에 대한 설교는 죄성이 강한 인간에게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하고 죄에서 돌이키게 하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경에 기록된 인물들은 믿는 자들의 거울이 된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사람들의 삶에 하나님의 뜻과 성품에 거슬리는 부정적인 면도 나타난다”며 “성경 인물설교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의 실수와 실패는 굳이 감출 이유가 없다. 성경에 등장한 하나님의 사람들의 실패는 신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하며, 교만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살아야 함을 알려준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성경 인물설교가 정말 효과적인 설교가 되려면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있어야 한다”며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설교가 성공한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잘 듣고 있다고 설교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성령 안에서 성도의 삶이 실제적으로 변화될 때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박철현 목사(엘림교회)도 ‘등장인물 묘사방법에 대한 이해와 설교’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요나서 1장 9절의 요나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교해야 하는지 실제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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