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어둡고 강한 바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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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어둡고 강한 바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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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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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목사<서초교회>

해마다 이 때 쯤 저 남쪽으로부터 강한 바람들이 불어온다. 강한 비바람이 불어와 커다란 나무들을 쓰러트리고 홍수로 세상을 휩쓸기도 한다.

지금 온 세상은 지구화라는 바람에 실려 가는 중이다. 급속하게 변해가는 과학기술과 온 세상이 하나의 시장처럼 돌아가는 세계 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 그 거대한 바람은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기회가 되고 또 엄청난 부를 안겨준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휩쓸려가는 듯한 소외감을 안겨준다. 그 무력한 소외감이 이제는 이 시대를 위한 기도의 사명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당시에 온 세상에는 거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로마로부터 불어온 정치와 권력의 바람이 유대 땅에 휘몰아쳤다. 광대한 제국을 강력하게 장악하려는 세상 왕의 권력이 모든 백성들에게 고향을 찾아 호적을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백성들은 각자 자기 고향을 향하여 떠나야만 했다.

그 바람에 밀려 어렵게 길을 가던 사람들 중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탄생하셨다. 이 세상에 강하고 무겁고 어두운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바람에 실려 가던 고난의 흐름 중에서 하나님의 구원역사가 구체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장정이 60만 명이요 여성과 어린이를 합하면 2백만 명이 넘었다. 2백만이 넘는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갔다. 어느 정도 가다가 그들은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는 절망의 바다 홍해 앞에 이르렀다. 백성들은 절망하며 원망했고 하나님의 종 모세는 절망을 물리치려고 열심히 기도했다.

그 밤에 홍해 바다에는 밤새도록 강한 동풍이 불어왔다. 평소에는 메마르고 뜨거운 재앙처럼 여겨지던 동풍인데 그 밤에 불어온 동풍은 반대였다. 밤새도록 강한 동풍이 불어오더니 거대한 바다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절망의 바다 한가운데로 구원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까지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사나운 동풍이 그 밤에는 구원의 바람이 되어서 바다 한가운데로 길을 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길을 걸어서 약속의 땅을 향한 것이다. 이제까지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메마른 동풍이 지금은 구원과 생명의 바람으로 변해 불어온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거대한 바람이 이리 불고 저리 불고, 우리는 정신이 없다. 우리의 신앙과 우리의 삶을 올바로 지켜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바람들이 불어온다. 그런데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바람, 구원의 바람, 성령의 바람은 바로 그런 시기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디서부턴가 불어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바람은 어느 날 갑자기 그냥 불어온 것이 아니다. 세상 권세의 한가운데를 향하여 심판과 구원의 바람으로서 불어온 것이요, 절망의 빠진 백성들의 영혼 한가운데를 향하여 믿음과 용기를 주기 위하여 불어온 것이다. 길이 안보이는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로 길을 열기 위하여 불어온 것이다.

교회들마다 교단들마다 몸을 가누기 어렵게 만드는 강한 바람들이 휘몰아쳐오는 시기이다. 어둡고 강한 바람들이 성도들의 신앙을 무력하게 만들고, 교회를 쓰러트릴 듯이 불어온다. 이런 시기에 교단들마다 총회가 열리고 노회가 열리게 된다. 노회나 총회는 이런 바람들을 막아내기보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또 다른 바람을 더 만들어내는 듯하다. 그 바람들의 겉모습만 보면 이 시대의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런 강한 바람에 밀려가는 사람들 중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탄생하셨다. 메마른 세상으로부터 밤새 불어온 강한 바람이 홍해를 갈랐기에 출애굽이 가능했다. 겉으로는 하나님이 없는 바람들인데, 그 바람들 안에 어딘가에서, 아니면 그 바람들 뒤편에서 하나님께서 구원의 계획을 펼치고 계신다.

지금도 어디선가 하나님의 바람이 우리를 향하여 불어오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부터 성령의 바람이 우리 마음 깊은 곳을 향하여 불어오고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없는 듯한 메마르고 어두운 강한 바람이 구원의 바람으로 변하여 우리를 살려내기를 열심히 기도할 때이다. 특히 저 북쪽에서 불어오는 어둡고 강한 메마른 바람이 밤새 불어오더니 출애굽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을 바라면서 열심히 기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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