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 사이에는 ‘긴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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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세상 사이에는 ‘긴장’이 있어야 한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9.07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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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박정신 교수, 한국교회갱신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 교회 진단

▲ 한국교회갱신연구원이 '목회자의 리더십과 현대 사회'라는 주제로 '제38차 목회자 신학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가 ‘교회다움’을 상실하고,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 지도자다움’을 잃어버린 한국 교회가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상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지난 6일 한국교회갱신연구원(원장:이종윤 박사, 서울교회)이 ‘목회자의 리더십과 현대 사회’를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 ‘제38학기 목회자 신학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박정신 교수(숭실대)가 한국 교회를 진단했다.

‘한국 교회의 어제, 이제 그리고 올제-역사적 논의’를 주제로 강의한 박 교수는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교회가 세상의 가치를 숭배해 세상의 한 집단이 되었다는 점에서 교회의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올제’는 ‘미래’라는 순 우리말)

즉, 교회에서도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보다 앞서는 것, 남위에 자리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결국 기독교의 본질인 종 됨이나 섬김과 같은 것은 장식 어휘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 박정신 교수(숭실대)는 "교회와 세상 사이에는 항상 '다름'과 '긴장'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세상이 교회에 ‘예속화’ 되거나 ‘노예화’ 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가치에 ‘노예화’ 되었고, 교회가 세상 방식에 ‘예속화’ 되었다”며 “교회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길은 교회가 세상과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그래서 교회가 세상 사이에 항상 긴장이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갱신이고 개혁이라면 비판적 거리두기이든 창조적 긴장이든 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해내기 위해 해방 이전과 이후의 한국 교회 모습과 교회 지도자들의 삶을 조명했다.

그에 따르면 적어도 해방 전에는 한국 교회와 세상 사이에는 긴장이 있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교회와 세상 사이에 ‘긴장’이나 ‘거리두기’는 사라졌고, 오히려 둘 사이에 ‘유착’이나 ‘용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구한말 기독교와 유교사회와의 만남은 ‘긴장’이었다. 적은 무리의 작은 종교공동체였지만 유교질서와 타협하고 야합함으로써 그 질서에 안주하기를 거부했다”며 “당시 교회는 유교적 질서를 사람이 만든 질서라고 규정하고, 이를 혁파해 하나님 나라의 기준에 따라 새 질서를 만들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제시대에는 굴절한 교회 지도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통 털어서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보다 더 일제 식민질서를 비판하고, 일제시대의 질서와 충돌한 집단이나 지도층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 굴절의 길을 간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감옥에 가고, 감시를 받으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식민질서와 충돌하고 긴장관계를 유지하였으며, 또한 그 질서와 비판적 거리두기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방 이후 교회와 세상과의 ‘긴장’이나 ‘거리두기’는 사라졌다는 것.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수립을 거치면서 ‘친기독교적’ 사회 분위기가 남한사회에 팽배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목사와 장로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과 기독교인들이 입법부나 행정부의 고위관직에 오르고 정권이 친기독교적인 정책을 펼치게 되자 우리 교회는 친정권적인 종교공동체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회는 세상의 질서에 안주하게 되면서 교회 안으로 세상의 가치들이 들어왔고, 교회와 세상 사이에 다름이 없어지고, 교회가 또 하나의 세상 기관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박 교수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경제개발독재나 군사독재 시절 교회 지도자들은 예외적인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세속권력의 정치와 정책과 비판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다.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 가락과 더불어 펼쳐지는 경제제일주의, 개발과 성장제일주의에 교회도 푹 빠져 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은 세상의 경제개발주의자와 같이 세상의 성장제일주의자들처럼 교회 성장과 확장의 진두지휘관이 되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잘 살기’만을 부르짖던 세상의 지도자들처럼 교회 지도자들도 ‘잘 사는 것’이 축복이라고 가르치는 등 교회 안팎의 담론이나 가르침이 다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다”며 “교회가 세상의 기관처럼 운영되고, 기도원이나 수련장 짓는다며 환경을 무차별 파괴하고, 교회 지도자들이 세상 기업가들처럼 고급승용차를 타고 고급호텔에 모여 세미나 및 기도회를 하고, 세상의 부자들처럼 교회가 사유재산인양 자식에게 대물림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회 안팎에서 갱신이다 개혁이다 하는 소리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갱신이나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조차 한국 교회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피상적인 것만을 논의하는 듯하다”며 “한국 교회는 먼저 세상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예수가 살고 한국 교회가 사는 길이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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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wo 2010-09-07 23:50:13
허기야

예수님도 세상과 거리를 두어니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세상과 거리를 두고

절대 상대 하지 말며 돈과 건물만 챙기라 했으니

어찌 어길 수 이씅랴

십자가를 질때도

종탑에 올라 못 박히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