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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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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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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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건 목사<고려신학대학원장>

이런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한 사람이 죽어 천국에 갔는데 베드로가 선 뒷벽에 시계가 많이 걸려있었다. 그 사람과 베드로 사이의 대화이다.

“저 시계들은 뭡니까?”
“저것들은 거짓말 시계야,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시계가 있어 거짓말을 할 적마다 시계바늘이 움직인다네.”
“저것은 누구의 시계입니까?”
“그건 테레사 여사 것이라네. 바늘이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럼 저것은 누구 것이죠?”
“저건 링컨의 시계야, 바늘이 꼭 두 번 움직였다.”
“그럼 부시 대통령의 시계는 어디 있습니까?”
“그건 예수님 방에 있다네. 천장에 달아 놓고 선풍기로 쓰고 계신다네.”

이 조크는 아마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미국은 그래도 거짓말을 큰 수치로 여기는 사회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정치인의 거짓에 대하여 그러한 풍자거리가 만들어진다. 만약 한국 버전을 만든다면 어떠할까? 한국 정치인들의 거짓말 시계는 어떻게 돌까 궁금하다.

최근에 신임 국무위원 내정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다. 총리 내정자는 거짓말이 들통이 나서 곤혹을 치루었다. 어제 한 말을 오늘 뒤집고, 또 아니라고 한 것이 사진에 찍혀 거짓으로 판명되어 그 자질이 논쟁거리가 되었다.

또 대부분의 내정자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이 위장전입이었다. 부동산을 사기위해 위장으로 주소지를 옮긴다든지, 자녀를 좋은 학군에 취학시키기 위해 위장전입하는 경우들이다.

부동산세를 적게 내기 위해 거래 가격을 낮추어 신고한 것도 이슈가 되었다. 거짓말, 위장전입, 세금 포탈, 논문 표절 등 거짓에 관한 것들은 청문회 때마다 반복해서 드러나는 이슈들이다.

그런데 거짓을 파헤치며 통쾌한 펀치를 날리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또한 어떠한가?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에 불려 들어가는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그런 일이 없다고 말한다. 돈을 주었다고 진술하는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앞에 서면 꼭 같은 궁지에 몰릴 사람이 장관으로 임명받은 사람들을 앞에 세워놓고 거짓을 추궁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말할 수밖에 없다. 천국에서 한국 정치인들의 시계가 붙어있는 벽에는 선풍기 정도가 아니라 태풍의 바람이 불것 같다.

비단 정치판에만 이런 거짓이 난무할까? 교회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상대방이 거짓말 한다고 서로 비난한다. 세상을 비판하며 정치권을 향하여 판단하는 교회에서 우리 눈에 박힌 들보를 보아야 하겠다.

세상이 교회를 향하여 정치인들 집단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평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자.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킬 의무가 있다. 교회가 깨끗해야 세상을 향하여 비판의 소리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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