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가 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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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가 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8.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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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다름과 닮음-16] 장로의 조건

장로(長老). 교인들의 대표자로 교회의 행정을 도맡아 하는 교회의 어른이다. 그 나이와 교회 내에서의 위치상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어느 교회를 가건 장로는 하얀 백발에 인자한 웃음을 짓는 장로님들이 계시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모두 장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격이 있다. 예장 합동측의 경우 만 35세 이상 된 남자 중에서 입교인으로서 흠 없이 5년이 경과돼야 장로가 될 수 있다. 통합측은 ‘무흠 세례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40세 이상’이어야 한다. 합동측의 경우보다 나이에서는 5살, 무흠 규정에서는 2년이 더 많다. ‘상당한 식견과 통솔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양 교단에서 모두 동일하게 따라 붙는다.

이 조건이 충족됐다고 모두 장로가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시험을 봐야 한다. ‘장로고시’. 그렇다 고시를 치러야 한다. 장로고시는 해당 교회가 소속된 노회에서 실시하는데, 개 교회에서 장로로 선출된 사람은 5개월 이상 당회의 지도 아래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 이후에 노회에서 실시하는 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장로고시에 합격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합격한 이후에 장로 임직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장로고시에서는 어떤 시험을 치를까. 교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합동측의 경우 △성경 △신조 △정치 △예배 모범 △대소요리문답 △교회 상식 △청지기론 등의 과목과 함께 개인 면접을 실시한다. 개혁교단의 경우 △성경 △소요리문답 △예배 모범 △권징조례 △교회 상식 등의 과목에 대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장로교단이 이렇다면 감리교단은 어떨까. 처음 장로가 되는 ‘신천 장로’는 △신구약 개론 △교리와 장정 △감리교회사 △설교학 △임원 지침 등의 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감리교회가 인정하는 다른 교파의 교회에서 이명해 오는 장로는 △교리와 장정 △감리교회사 △감리교신학 △임원 지침 등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언뜻 봐도 장로가 되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다. 공부를 놓은 지 수십 년이 지난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들이 법을 붙들고, 역사책을 붙들고 공부해야 장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가혹하지만 장로는 그만큼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고, 성도들을 대표하는 인물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각 교단들은 교단에서 운영하는 통신대학을 수료하거나 장로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할 경우 일부 과목 또는 장로고시 자체를 면제하기도 한다.

여기서 또 하나. 장로에도 종류가 있다. ‘원로 장로’, ‘은퇴 장로’, ‘협동 장로’ 등이 그것인데, 원로 장로는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하던 장로가 나이가 들어 시무를 사임할 경우 그 교회가 그의 명예를 보존하기 위해 공동의회를 열어 원로 장로로 추대하게 된다. 대부분의 교단이 원로 장로 제도를 인정하는데 70세 은퇴 이후 원로 장로가 될 수 있다.

은퇴 장로는 연로해 퇴임한 장로를 총칭하는 것으로, 원로 장로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협동 장로는 무임 장로 중에서 당회의 결의로 선임되는 데 당회에서 언권이 주어진다.

장로. 교회에서 존경을 받는 인물이지만, 교단마다 될 수 있는 조건이 다르고 어려운 고시과정도 통과해야 될 만큼 쉽게 될 수 있는 직책은 아니다. 그만큼 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하고, 해야 할 일 또한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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