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방북 한상렬 목사 언행에 교계보혁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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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방북 한상렬 목사 언행에 교계보혁 갈등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8.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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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일 8.15성회와 맞물려, 논란 사그라질듯

정부의 허가 없이 무단 방북해 논란이 된 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북한에서의 정부 비판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한 목사에 대해 비판하며 소속 교단의 제재를 요구하자 기장 교단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한상렬 목사) 영웅주의적 주장이 목사라는 직함 대문에 한국 교회의 입장인 것처럼 오도되고, '한국 교회 8ㆍ15대성회'가 희석되는 것을 극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불법으로 방북한 한 목사가 평양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천안함 희생 생명들의 살인 원흉’이라고 지칭하고 천안함 사건을 ‘이명박 정권의 합동사기극일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하고 한 목사의 소속 교단인 기장 총회를 겨냥해 “소속 교단이 묵인하고 동조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제재를 가해야 하고 정부도 법에 따라 한 목사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김현배 목사)는 이틀 후인 29일 교단 명의 성명을 통해 “한기총은 ‘한상렬 목사의 내외신 기자회견문’ 내용에서 고의적으로 몇몇 단어와 문장만을 취사 선택, 심각하게 왜곡했으며 한 목사를 전형적 친북 좌파의 시각을 가진 인물로 묘사하고, 한국교회가 추구해 온 평화통일 운동에 대해서도 비하하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교단의 신앙적 특성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적 관점에서 ‘교단이 한 목사의 책임을 묻고 제재를 가하라’는 무례한 요구까지 하는 것은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정신을 훼손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본 교단은 한 목사의 신앙적 양심을 믿으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본 교단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기총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교계 진보단체인 예수살기(상임대표의장 방영식 목사)도 28일 성명을 내고 “이광선 목사는 한상렬 목사의 방북을 거짓선지자의 행동인 것처럼 매도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일하는 모든 행위와 발언을 냉전적분단 사고와 신학으로 일방적으로 단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목사의 주장에 대해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생을 바친 한 기독교 목사의 심각한 고민과 결단을 보수주의적 정치이념과 냉전 사고로 매도하며 심지어 거짓선지자에 비유하는 등 성경조차 심히 왜곡하는 몰상식한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교계 진보와 보수권 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한기총과 교회협 등이 참여하는 근래 최대 연합 행사인 8.15 대성회를 앞두고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한상렬 목사의 입국 직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최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통일부 승인을 받지 않고 방북한 점,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남측 책임을 주장한 점, 북한 체제를 찬양한 점 등을 근거로 국보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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