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의 과정인 '일치추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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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의 과정인 '일치추구'가 중요
  • 승인 2002.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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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명받은 목회자들이 해야 할 일은 오늘 한국 장로교회가 숫적으로나 양적으로 한국 교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먼저 분열된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를 위해 일해야 한다.
교회는 계급과 성, 이념과 인종으로 나뉘어지고 갈라진 세상의 평화를 위해 존재한다. 정작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할 교회가 평화를 깨는 존재로 한국 민족사 속에 자리해 왔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한국 장로교회는 이런 측면에서 지난 분단 57년의 민족사 앞에서 민족을 하나되게 하는 일에 게을렀음을 반성하고 더 나아가 분단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적 힘의 논리로 현실체제에 부응하였던 것을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 반성은 한국 장로교회 전체가 한국 장로교회의 주체적 자기 정체성 형성이라는 과제와 연결돼 분열과 대립, 그리고 갈등을 극복하는 화해와 일치, 연대와 협력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1) 다양성 안의 일치
한국 장로교회는 현재 1백30여 개의 교단으로 분열돼 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열된 한국 장로교회의 현실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즉, 다시 말하면 타자를 인정하는 것이다. 분열은 그것이 어떠한 이유에서였던지 간에 그 속에 있는 인간의 죄와 교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먼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때 심판은 다른 한편으론 한국 장로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새로운 섭리와 창조의 사건이라는 것을 우리는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의 풍요한 유산이라는 것을 고백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장로교회 1백20년 역사 가운데 각 교단들은 나름의 다양한 장로교 전통을 실험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배우는 공동의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는 결국 획일적인 통합이나 적당한 결합이 아닌 서로의 다양성을 배우는 연합의 과정인 일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장로교회가 하나님과 민족의 역사 앞에 우리의 분열을 회개하는 ‘한국 장로교회의 죄책선언’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2) 소망을 향한 일치
한국 장로교회는 성경 중심적인 신앙과 사도신경 고백, 그리고 장로 중심의 대의적 정치제도와 공용 찬송가 등 이미 주어진 일치로서 공동의 신앙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교회일치운동의 중요한 신앙적 근거다. 한국 장로교회는 이러한 과거의 공통된 신앙유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일치는 정치적 야합이거나 친교적 절충이 아닌 진리 안에서 만남을 이루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를 향한 한국 장로교회의 공동의 선교적 소명을 발견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또한 12억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선교국으로 한국 교회의 역할에 우리의 선교적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21세기는 세계 지역화의 세기다. 우리가 받은 복음을 민족사적 경험과 신앙을 통해 더욱 심화하여 서구에 다시 전파함으로써 세계 교회를 새롭게 갱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교단별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국 장로교 신학연구소’를 공식적으로 구성하여 정체성 회복을 위한 장로교 전통의 연구와 예배의식을 비롯한 실천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3)실천 가운데의 일치
한국 장로교회의 교회연합과 일치는 소명받은 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 소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교회일치 운동가를 훈련시키는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 따라서 신학대학 간 교수, 학생의 인적 교류와 ‘공동 과목 개설 및 학점 인정’을 통해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를 위해 일할 목회자를 양성하고 교회 간의 강단 교류를 통해 일치운동의 저변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자기 희생의 결단과 사고인식의 전환이 없이는 일치운동은 안된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자기 희생적 결단이 일치에 앞서 요청되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작은 것부터 그리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의 행함이 중요하다. 이벤트성 행사나 형석적 선언문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열고 함께 일치의 기쁨을 체험하는 공동의 실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장로교회에 있어서 분열이 목회자들에 의해 비롯됐다면 앞으로 한국 장로교회의 일치에 있어서 평신도들의 역할과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일치운동의 한 주체로서 그들을 교육하고 지도력을 배양시키는 작업도 시급히 추진돼야 할 실천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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