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과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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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과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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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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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백석신학교 학장>

이 세상에는 은밀히 행한 일이 드러나면 부끄러운 일이 있고, 은밀히 행한 일이 드러날수록 자랑스러운 일이 있다. 전자의 일을 불의한 일이라 하고, 후자의 일을 의의 행동이라 한다.

요즈음 한국은 검찰들의 향흥과 접대, 경찰들의 뇌물수수와 성폭행 등 참으로 사상최악의 부끄러운 일들만 드러나고 있다. 불법을 행하는 사람들을 의의 저울로 재판해야 할 검찰이 한 그릇 밥과 한 잔술과 성 접대로 올바른 재판을 하지 않고 불의한 판결을 하니 세상은 법없는 무법의 세상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죄는 병의 원인을 모르고 병을 앓는 사람과 같다. 죄를 짓는 것보다 더 큰 죄는 죄를 부끄러움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어두움 속에서도 한 가닥 희미한 불빛이 길을 안내하듯 한 가지 길은 있다. 그것은 잘못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회개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우리의 조상 아담은 죄를 짓지 않았을 때는 부끄러움을 몰랐다. 그러나 죄를 짓고는 부끄러움을 알아 무화과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어 입었다(창3:7).

그러나 햇빛이 나면 곧 무화과 잎의 치마는 말라서 그 잎이 다 떨어져 나갈 것이요, 다시 부끄러움은 들어나게 될 것을 아시고 하나님께서는 가죽옷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혀주셨다(창 3:21).

인간의 눈가림으로 아무리 검찰이든 경찰이든 부끄러운 일을 가리려 해도 영원히 그 부끄러움을 가리지 못할 것이요,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그 수치와 부끄러움을 후세에 유산으로 물려주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식들이 미래이다.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부끄러운 일들을 유업으로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의의 행동을 유업으로 물려줄 것인가는 부끄러움을 알고 돌이키느냐 아니면 부끄러운 일들을 가리우고, 또 잘못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계속할 것인가는 재판장의 재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양심의 법에 의해 재판되고,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 스스로가 판결을 받고 부끄러움을 깨닫고 회심하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천안호가 침몰한 날이 국치의 날이라고 했다.

하지만 더 큰 국치의 날은 천안호가 침몰한 날이 아니요, 부끄러움을 모르고 회개치 않는 검찰에 의해 법이 침몰한 것이요, 자신의 본분을 모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경찰에 의해 치안이 침몰한 날이요, 국가의 안보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군에 의해 나라가 침몰하는 날이다.

그러나 밤이 깊으면 새벽이 오고, 씨가 썩으면 새싹이 나고, 때로는 바람이 구름을 걷어 내어 밝은 태양이 떠오르게 하듯, 이 모든 일이 우리 모두의 부끄러움으로 알아 돌이킨다면 더 좋은 미래를 여는 도약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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