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과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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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과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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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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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백석신학교 학장>

이 세상일에는 단기적인 것이 있고, 장기적인 것이 있고, 순간적인 것이 있고, 영원한 것이 있다. 단기적인 것이나 순간적인 것은 그 당시에는 좋으나, 영원성이 없어 아침안개가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것 같이 그때뿐이고 영원성이 없어 곧 잊어지고 만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영원한 것은 그때는 별로 가치가 없어 보이고 알아주지 않아도,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 일이 빛이 나고 영원성을 가지기 때문에 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은 한국 체육인들의 쾌거일 뿐 아니라 한국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는 대축제였다. 금메달획득은 한 선수의 금메달을 딴 기쁨과 승리를 넘어서 한국민의 기쁨이요, 승리였다.

그런데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한결같이 내가 흘린 땀과 눈물의 열매였다고 하고, 내가 금메달은 꼭 따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했던 결과였다고 하고, 국민들이 자신에 대해 거는 기대가 너무 커 큰 부담이었다고 대답하였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국민의 성원을 힘입어 금메달을 땄다든지, 국가에 감사한다든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선수는 없었다. 자신과 가족이야기와 노력의 댓가 차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투에는 이겼으나, 전쟁에는 졌다는 말이 있다.

물론,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애국심이나,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나, 하나님의 도움을 입어 그 영광의 자리에 오른 것을 깊이 깨닫지 못했다 해도 미래를 내다볼 때 순간적 금메달의 승리가 인간의 승리와 한국 미래의 장기적 승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의 성과가 다음 평창 올림픽에 청신호를 주었고, 한국민에게 희망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애국심과 역사성이 많이 부족했다. 그들에게 자신을 위한 메달이 아니라, 국민의 메달, 세계 속의 조국의 새 역사를 여는 메달의 인지도까지 그들의 마음에 심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목적이 저속하면 아무리 그 일에 효과가 있었다해도 그 승리는 조속하거나 순간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목적이 고상하고 위대하면 그 일은 비록 큰 효과가 없다 해도 위대하고 영원한 것이다. 성경은 이일을 잘 말해주고 있다. 사도바울은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3~14)라고 말했다. 자신을 위한 것의 목적은 이기적이요, 순간적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위한 목적은 영원한 것이다. 이 세상에서 사람의 영광은 잠깐 있다가 잊어지는 것이요, 하나님의 영광은 궁창의 볕같이 영원히 빛나고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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