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획2] ‘축복’ 버리고 거룩한 기도 본질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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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기획2] ‘축복’ 버리고 거룩한 기도 본질을 회복하자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3.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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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연속기획 // 한국교회, 생명력을 회복하자

② ‘축복’ 버리고 거룩한 기도 본질을 회복하자

서울의 한 교회 대표기도 시간. 짧은 회개의 기도에 이어 교회를 위한 간구가 이어진다. 간구는 끝이 없다. 교회의 부흥과 축복을 위해 성도 개인의 건강과 가정을 위해 교회 각 기관을 위해 “달라”는 간구뿐이다.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드리겠다는 기도의 분량은 많지 않다.

물론 간구하는 기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복을 구하는 것도 그 자체로 문제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복신앙’에 빠진 한국 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은혜와 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이기심에서 나온 왜곡된 간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성도들의 기도 중에 ‘축복’이라는 말은 빠지지 않고, 받은 것만을 자랑하는 기도의 간증도 이어진다.

사실 한국 교회가 버려야 할 가장 시급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축복’이다. 백석대 국문학과 김기창 교수는 “축복은 복을 빈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지 복을 비는 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은 ‘축복’이라는 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신학자 칼 바르트는 잘못된 기도의 4가지 유형을 지적한 바 있다. 첫째는 성령의 능력이 없이 자기 힘으로 드리는 기도이며, 둘째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 없이 드리는 기도라고 했다. 셋째는 일종의 요구만 하는 기도로 간청의 기도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기도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없이 드리는 기도라고 했다.

한국 교회 성도들의 기도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 ‘하나님 중심’의 기도가 아닌 ‘사람 중심’의 기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한국 교회에 첫 번째 부흥이 일어났을 당시 장대현교회에는 뜨거운 성령의 기도가 일어났다. 기도의 방법과 깊이도 미처 배우지 못한 성도들이었지만 그들의 기도는 한없이 뜨거웠다. 성령의 능력으로 기도가 터진 것이다.

당시 평양 장대현교회의 기도와 오늘 우리의 기도가 다른 점은 처절한 회개의 고백이 없다는 점이다. 총신대 박용규 교수가 정리한 평양 대부흥 이야기에는 한 여인의 외도와 한 남자의 도적질, 사는 것이 힘겨워 아이를 죽이고 도망한 일, 오랫동안 빚을 갚지 않은 일등 차마 고백하기 힘든 죄가 터져 나왔고 다음날 거리에서는 서로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정리되어 있다.

즉, 기도의 생명력은 성령 하나님께 사로잡힌 기도, 그리고 뜨거운 회개와 죄의 청산이 선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죄를 청산하고 하나님과 진정한 만남을 가질 때 기도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기도의 사람으로 불린 딕 이스트만은 “죄를 고백하는 것 외에는 죄를 제거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죄가 제거될 때 기도의 응답은 가장 빠른 속력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는 성공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기도에 응답이 오는 것도 아니다. 기도의 열정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부흥하지 않는 이유는 성령을 감동시키는 생명력 있는 기도가 없기 때문이다.

기도의 바탕을 ‘거룩함’에 두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기도를 드리는 회복이 절실하다. 한 설교자는 “마틴 루터가 하나님을 바라보았을 때 로마 가톨릭이 흔들리고 조나단 에드워드가 하나님을 바라보았을 때 대각성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국 교회가 부흥을 원한다면 ‘기도의 본성’을 회복하고 거룩함을 입어 하늘을 감동시키는 생명력 있는 기도로 돌아가야 한다. 기도가 살아날 때 교회도 성도의 삶도 함께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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