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체성과 한국어 동시에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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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체성과 한국어 동시에 배운다”
  • 최창민
  • 승인 2010.01.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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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전문 특수목적 교재로 빛나

▲ 왼쪽부터 신필여 연구원, 김인규 연구원, 민현식 교수, 최용기 교수, 임덕순 목사, 안철주 만화가, 신현단 연구원.

1만5천 MK 위한 한국어 교재 완간

국내 최초 전문 특수목적 교재로 빛나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2만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1만5천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선교사 자녀(Missionary Kids)들의 교육 문제가 한국 교회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머나먼 타국, 낯선 환경에서 한국어를 배워야 할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가 5년여의 제작을 마치고 1월 11일 완간됐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교재는 국내 최초의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제작된 특수목적 한국어 교재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이하 KOMKED)이 편찬한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는 첫걸음편과 1,2,3편 등 총 4권으로 출간됐다. 특히 첫걸음편은 유아용, 1편은 초등학교 1,2,3학년, 2편은 초등학교 4,5,6학년, 3편은 중학교용으로 제작돼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배울 수 있다. 네 권의 책을 모두 수학하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능력시험 4~5급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번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는 제작 단계부터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교재 집필위원장 최용기 박사(국립국어원 교육진흥부장)는 “이번 교재는 기독교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선교사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외 한국어 교재가 3천8백여 권이 있다. 이중 대다수가 범용교재(특정 대상을 정하지 않은 교재)이고, 이처럼 명쾌한 정체성을 가진 책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등을 위한 한국어 교재가 개발되고 있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지 않았거나 현재 개발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특히 “해마다 국내에 들어오는 2백여 명의 선교사 자녀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도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비기독교권(이슬람 등)의 선교사들이 활용 가능하도록 종교적 색채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또 “현지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육 교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며 “현지인에게 다가가고 전도할 수 있는 선교의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번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는 현지 사정에 따라서는 교사 없이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쉽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또 만화가 안철주 씨가 첫 교재 제작부터 참여해 마지막까지 삽화를 그려 교재의 재미를 더했다.

서울대학교 민현식 교수(국어교육과)는 “가능한 많은 한국 문화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또 한국인 부모라면 누구나 해외에서 쉽게 가르칠 수 있도록 기능과 문법에서 탈피했다”며 “자율학습과 홈스쿨을 목적으로 부모가 선생 역할을 하며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집필 방향을 설명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룹 활동을 통한 학습도 가능하다.

▲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 4권이 모두 완간됐다.
 
그러나 아직 과제는 남아있다. 민 교수는 “2권과 3권은 수준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연수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언어권 및 문화권 별로 현지 사정에 맞는 교재의 현지화작업이 필요하다”고 향후 과제를 밝혔다. 이어 “듣기 수업을 위한 CD 작업, 교사를 위한 지침서 및 지도서, 워크북 개발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OMKED 이사장 임덕순 목사는 “MK는 지구촌의 모든 지역에서 배우며 자라고 있다”며 “이들은 현지 문화에 익숙하고 현지인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선교 자원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 자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목사는 “그러나 이들은 한국 문화에서 가장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MK 교육에 대한 한국 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임 목사는 이번 책 출간에 대해 “세계 오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교사 자녀들과 재외 국민 자녀들이 한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게 된다면 생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과 사명감이 깊어져 국제화 시대에 전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의 첨병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교회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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