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인생의 가을을 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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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인생의 가을을 보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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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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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중순이다. 연초 새해 설계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모가 다가왔다. 세월 참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객관적인 시간의 흐름은 같지만 젊었을 때의 인생의 속도와 나이 들어서의 인생의 속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흔히들 인생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해서 빨라진다고 한다. 40대에는 40킬로미터 이던 속도가 50대에 들어서면 50킬로미터로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가는 세월을 아쉬워한다. 조금이라도 젊음을 더 향유하기 위해 보톡스를 맞거나, 피부 성형을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노화를 지연시키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는 차를 하는 다인(茶人)들도 마찬가지이다. 저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연륜이 싸여 가면 차의 맛은 더욱 깊어질지 모르나 젊음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마음 한 구석에는 저항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젊음이 아름다운 것은 곧 사라지지 때문이다. 우리가 맞이하는 사계절 중 봄과 여름만이 아름답고 화려한 것이 아니다.

가을은 가을대로 또 겨울은 겨울대로 모두 아름답고 그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낸다. 차도 일찍 딴 새잎이 우리의 혀끝을 자극하지만 이후에 나오는 차 잎도 나름의 맛을 지니고 있고 음료 기능 외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아름답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젊음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내 인생의 계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육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영혼의 아름다움을 바라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다. 좀 더 자신을 이웃과 세상을 향해 열어놓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낙심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기 때문이며 그래서 우리가 사모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 말씀하셨다(고후4:16-18). 우리가 지니고 있는 육체는 성장의 정점이 지나면 쇠잔해지고 병들어가고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크리스천들은 육체의 쇠잔해지는 것과는 별도로 우리 안에서 새로운 영적 생명이 태어나게 되며 이것이 매일 매일 새로워지기 때문에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생명은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육체처럼 낡고 썩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므로 우리가 사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믿는 우리에게 참 소망을 주는 말씀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우리의 육체는 매일 죽어가지만 우리 안에 있는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아름다운 경험을 체험하며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안이 함께 하는 나날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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