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인격변화·열정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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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인격변화·열정 가장 중요
  • 승인 2002.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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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학문’은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그것을 가져다가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그러한 개념도 물건도 아니다. 그것은 사다가 끓여먹기만 하면 되는 라면과 같은 것이 아니라, 채소와 양념과 고기를 가족의 식성에 따라 처음부터 만드는 매우 창조적인 개념이며 작업이다.
그 이유는 처해있는 기독교회의 신학적인 성향, 사회에서 대학에 요구하는 것에 따라 결정되는 대학의 목적,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상황이다. 방금 열거한 세 가지 요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 번째인 ‘인적요소’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그 신앙을 학문에까지 연장하는 기본적인 주체는 대학이 아니고 대학의 교수들이며 그것을 궁극적으로 펼칠 대상은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교수·학생 ‘일체감’ 중요
정말로 기독교 학문을 하려면, 우선 그것을 알고 그에 대한 비젼을 공유한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교수 중의 몇몇 개인들이 이러한 주제들에 관심이 있었으나, 천안대학과 천안외대에서 이러한 논의를 시작한 것은 이제 채 두 해도 되지 않는다. 우선 기독교 학문에 대한 기본적이고 확실한 지식과 그에 대한 비젼을 공유하는 동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떤 프로그램을 일정기간동안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그 정체성에 따라 학교의 목표를 규정하며, 그 목표에 따라 전체의 커리큘럼을 결정하고, 그 커리큐럼은 개인 교수의 학문작업과 강의에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 대학에 속한 교수들의 진정한 동의로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작해야 한다.

기독교 관점 이해 필요
기독교 학문은 신학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활동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그것은 신학자들만의 작업이 아니다. 기독교 학문은 신학적인 기초와 세계관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그 꽃은 일반학문에서 피워져야 한다. 신앙이 한 사람의 영혼의 구원으로부터 시작해서 그의 삶의 모든 분야로 연장되어 삶에서 구체적으로 살아지는 것처럼, 기독교 학문은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은 사람이 삶의 학문적인 작업을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적요소는 매우 필요하다. 우선 학문적인 작업을 하고 강의를 하는 교수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어야 함은, 너무나 기초적인 것이어서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기독교 학문을 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요소임을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학문 자체가 전인교육임을 또한 잊어서도 않되겠다. 개개인 교수가 진정한 그리스도인 인격을 갖추어야 하며, 그가 개인적으로 믿는 구원의 의미를 삶과 학문에 연결시킬 수 있는 공적인 기독교적 시각과 능력이 필요하며, 또한 이 프로젝트를 평생에 걸쳐 펼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하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백석학원이 이러한 좋은 인적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진 ‘신앙화’ 선결 돼야
인적요소 중에서 두 번째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어떠한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오느냐에 따라 기독교 학교와 기독교 학문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생의 요소는 물론 학생들의 지적능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입생들이 그리스도인으로 학교에 오는가 아닌가에 따라 기독교 대학의 성격과 출발점이 달라진다. 천안대와 천안외대의 신입생 중의 상당수가 비신자이다. 따라서 이들 대학들이 추구하는 기독교 대학과 학문은 복음전파와 그에 따른 인성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질문은 곧 복음전파만이 기독교 대학의 사명의 전부인가, 아니면 복음전파와 함께 학문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기독교적인 작업을 동시에 펼칠 것인가라는 매우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이러한 기초적인 상황이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해외의 유수한 기독교 대학들과의 차이점이다. 또 하나 중요한 상황은 우리 나라 장로교의 성향이다. 우리 나라의 일반적인 기독교 성향이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경건과 축복을 중시하고, 우주적이고 범교단적인 요소보다는 주로 개인적인 구원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자에 해당하는 장로교회/개혁교회의 신학적인 사고와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서 적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기독교 학문을 위해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구원이 대학의 상황에서 우리에게 부여하는 창조력과 용기이다.

심재승·백석학술원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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