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100) 공백 후 돌아오는 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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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100) 공백 후 돌아오는 마귀
  • 승인 2006.09.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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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누가복음의 주님의 시험 이야기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병행 기사인 마태복음에는 나타나지 않는 마지막 구절이다: “마귀가 모든 시험을 다한 후에 얼마 동안 떠나니라.”(눅 4:13)


마가복음에서는 사단(Satan)이란 단어가 쓰였으나, 마태와 누가복음에서 마귀란 단어는 독특하게도 디아볼로스(diabolos)가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는 신약에서 중상자, 비방자, 배신자 (딤전 3:11, 딤후 3:3, 딛 2:3, 요 6:70),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의미에서 마귀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비방하고 중상하는 존재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는 시험, 죄, 영적 어두움과 결부하여 마귀란 단어를 사용하되, 통상적으로 사단과 마귀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비록 사단이 현재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장악하고 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허락 아래 잠정적인 현상일 뿐이다.


앞서 언급한 누가복음만의 구절로 돌아가서, 마귀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주님을 시험하였으나(눅 4:2),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주님 곁을 떠나는데, 아주 완전히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얼마동안” 떠나 있게 되었다. 여기서의 적절한 때는 사단의 공격이 극에 달한 시점인 수난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주님은 지상 사역 기간 내내 마귀의 온갖 시험을 당하였으나 그 중 가장 큰 시험 두 가지는, 사역 초기의 광야시험과 사역 마지막의 겟세마네 시험이었다. 그런데 광야 시험은 말씀으로 이기시고, 겟세마네 시험은 기도로 이기셨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온갖 시험을 당하되 정복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경험적으로 보여주신 것이라 하겠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마귀가 시험을 마친 후 완전히 떠나가지 않고(눅 4:13),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눅 22:3). 이처럼 마귀가 성도 주위를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은 우리가 늘 깨어 있어야할 당위성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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