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59) 종교지도자의 위선에 대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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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59) 종교지도자의 위선에 대한 화
  • 승인 2005.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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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마태복음 23:13-33에 기록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에 대한 주님의 화(禍)에 관한 말씀은 신약성경에서 가장 괴로운 부분 중 하나이다.

이 말씀은 마가복음에는 전혀 나오지 않고, 누가복음에는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으나(눅 11:52, 39-50), 마태복음에서는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누가복음에는 다섯 개의 화가 나오는데 비해, 마태복음에는 2개가 더 추가되어 등장한다(두 번째 화=마 23:15; 세 번째 화=마 23:16-22).

이런 증거들을 함께 참작할 때, 마태와 누가가 공동의 말씀전승을 참조하되, 특별히 마태가 이 부분을 강조하려 하였음을 알게 된다. 아마도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대교 회당과 대립 및 갈등 관계에 있던 마태 교회 공동체의 부정적 정서를 반영한 까닭으로 이해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화(13-15절)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그 제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이고, 세 번째와 네 번째 화(16-24절)는 그들의 가르침에 대한 비판이며,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화(25-28절)는 형식 존중에 대한 비판이고, 일곱 번째 화(29절)는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들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를 좀 더 설명하면, 첫 번째 화는 다른 사람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막음에 대한 화, 두 번째 화는 개종자들을 타락시킴에 대한 화, 세 번째 화는 궤변적으로 맹세함으로 인한 화, 네 번째 화는 사소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가림으로 인한 화, 다섯 번째 화는 외적 정결로 내적 정결의 필요성을 감춤에 대한 화, 여섯 번째 화는 외적인 경건으로 내적 부정을 감춤에 대한 화, 일곱 번째 화는 하나님의 종들을 거부함에 대한 화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화는 이중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는 죄에 대한 분노이며, 둘째는 그러한 죄를 저지르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으로부터의 처벌에 대한 경고이다.

아울러 외식(外飾)의 의미는 종교지도자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들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실제 그들의 모습 사이의 차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하나님이 그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가리킨다. 즉 가식(假飾), 혹은 위선(僞善)이란 자신들은 하나님 말씀을 잘 지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볼 때 마태복음에서 주님의 마지막 종말론 설교를 시작하는 일곱 개의 화는 주님의 첫 번째 설교인 산상설교를 시작하는 일곱 개의 복과 교차대칭적 구조를 이루며 좋은 대조를 이룬다;


너희는 천국 문을 닫는다(마 23:13) ⇔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 5:3)

지옥 자식(마 23:15) ⇔ 하나님의 아들(마 5:9)

소경된… 우맹이요… 소경이요(마 23:16-17) ⇔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이요(마 5:8)

자비(마 23:23) ⇔ 긍휼히 여기는 자는 …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마 5:7)

잔과 대접의 겉(마 23:25) ⇔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마 5:6)

회칠한 무덤 … 죽은 사람의 뼈(마 23:27) ⇔ 애통하는 자(마 5:4)

저희가 선지자의 피를 흘리는데 참예(마 23:30) ⇔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마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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