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39) 이방 그리스도인 포용
상태바
사복음서(39) 이방 그리스도인 포용
  • 승인 2005.10.12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태복음 19장에는 결혼, 이혼 및 독신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이 나온다(19:1-12). 이 부분의 말씀은 막 10장에도 나오지만, 내용은 약간 다르다. 첫째로, 아내를 내어버림에 있어 마태복음에는 마가복음에는 없는 ‘음행한 연고 외에’라는 단서가 붙어 있고(마 19:9), 둘째로 마가복음에는 마태복음에 없는, 아내가 남편을 버릴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막 10:12).


첫째로, 마태복음에만 등장하는 ‘음행한 연고 외에’라는 단서에 대하여, 학자들은 여기서 ‘음행’(porneia)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은 마태 공동체 내의 이방 그리스도인들의 문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우리는 마태 공동체의 지리적 위치에 대하여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본래 마태 교회는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되었지만(행 11:19-26), 시간이 흐르면서 그 공동체가 속해 있는 수리아 지역(마 4:24)의 이방인들이 교회 내로 유입됨으로 인해 유대 그리스도인들과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공존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독교로 개종한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야기한 문제 중 하나가 이방인들 특유의 문제 중 하나인 음란이었던 것이다(살전 4:3-5, 갈 5:19). 즉, 이방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로 들어온 이후에도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깨끗하게 씻지 못하고 여전히 성적(性的)으로 문란한 생활을 하게 됨으로 인하여, 마태는 이혼에 대한 주님의 교훈 가운데 이 단어를 이곳에 추가하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추가한 단어 역시 주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이라는 점이다. 즉, 일부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마태가 그 공동체의 상황(Sitz im Leben, 삶의 정황)을 고려하여 임의로 이 단어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전해내려 오던 전승 가운데 마가복음에 없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지, 전혀 있지도 않은 것을 만들어 삽입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마태 공동체 내의 이방 그리스도인 존재에 대한 또 다른 증거로는, 앞에서 언급한 족보에 등장하는 주님의 조상 가운데 등장하는 이방 여인들, 동방박사의 방문, 승천 시(時)의 지상명령(28:18-20), 이방인들의 믿음 칭찬(백부장 → 마 8:10; 가나안 여인 → 15:28), 마태복음 전편에 흐르는 선교적 모티프(4:15, 12:18, 21, 13:38, 21:43), 그리고 반유대인 정서의 폭로(23:13-33; 산상설교에서 서기관과 바리새인 비판 → 6:1-21)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마태복음의 주제어는 의(義)로서(마 3:15; 5:6), 복음서의 총 주제는 ‘더 나은 의’인데(마 5:20), 이토록 마태가 의를 강조하는 까닭은 아마도 그 신앙공동체 내에서 의의 반대가 되는 ‘불의’가 만연했을 것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불의란 곧 불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역시 율법을 모르는 이방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허물인 것이다(마 7:23, 13:41).


이런 상황에서 마태는 이방 그리스도인들을 포용하는 내용을 추가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여야 함을 보여주고자 하였던 것이다.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