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사사기(8) 요셉 가문의 벧엘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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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사사기(8) 요셉 가문의 벧엘 정복
  • 승인 2006.05.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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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교수<연세대 연합신대 구약학>


 


사사기 1:22-26절은 요셉 가문(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이 벧엘을 차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사기 1장에서 내용을 전개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여호수아 15-19장과 마찬가지로 유다지파의 영토 확장에 대하여 기록하고 뒤를 이어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의 영토 확장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유다지파 중심적인 역사 기록은 신명기 사가의 가장 특징적인 역사서술의 방식이다.



22절에 의하면 요셉 가문이 벧엘을 정복한다. 그런데 벧엘이라는 지명이나 혹은 루스라는 지명은 주전 3천 년대나 2천 년대 고대근동지역의 기록에 등장하지 않는 지명이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벧엘이라는 지명은 야곱의 이야기에서 생겨났다.

창세기 28:10-22절에 의하면 야곱에 돌을 가져다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붙고 그곳의 지명을 벧엘이라 불렀다. 벧엘이라는 지명의 의미는 집을 뜻하는 히브리어 ‘벧’과 하나님을 뜻하는 ‘엘’이 결합된 것으로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벧엘의 위치에 대하여 여호수아 8:9절에 의하면 중앙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이 성 근처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사기 20:31절에 의하면 세겜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회사가 유세비우스의 기록에 의하면 벧엘은 세겜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성서학자들은 1938년 로빈슨(E. Robinson)이후 텔 베이틴(Tell Beitin)을 벧엘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 35:6절에 의하면 벧엘의 옛 이름 즉, 가나안 이름이 루스였다. 그러나 여호수아 16:2절에서는 벧엘과 루스를 각기 다른 지역으로 명기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루스는 아몬드 나무를 의미한다.


사사기 1:22절에서 요셉 가문이 벧엘을 정복함으로써 벧엘이 에브라임 지파에 속하는 도시가 되었지만 그러나 여호수아 18:22절에서는 벧엘이 베냐민 지파의 땅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처럼 벧엘이 에브라임 지파 혹은 베냐민 지파에 속하는 것으로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은 벧엘이 두 지파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벧엘은 이스라엘이 남쪽과 북쪽 두 왕국으로 나뉘었을 때 처음에는 북쪽 왕국에 속했지만 그러나 유다 왕 아비야 때는 벧엘이 유다 지파의 땅에 속하게 하였다(역대하 13:19). 이처럼 벧엘의 정치적 입장이 시대에 따라 달랐기 때문에 벧엘은 경우에 따라서 각기 다른 지파의 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었다.


25절에 의하면 요셉 가문이 벧엘을 취할 때 놓임을 받은 자가 헷(히타이트) 사람의 땅으로 가서 성읍을 건축하고 자신의 고향의 이름을 따라 루스라고 불렀다. 이 헷 사람의 땅 루스의 위치에 대하여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가 있다.

첫째는 헷 사람의 땅 루스는 시리아나 레바논 지역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히타이트 제국이 주전 1300년경에 망하기 전에 시리아나 레바논 지역이 히타이트 제국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헷 사람의 땅 루스를 소아시아의 라바잔티아(Lawazantiya)나 루산다(Lusanda)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다. 특히 루산다는 살만에셀 3세의 비문에도 등장한다.

마지막으로 루스를 벧엘 근처지역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여호수아 16:2절에서 벧엘과 루스를 유대중앙산악지대에 위치한 각기 다른 지역으로 명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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