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세 번째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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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세 번째 설교
  • 승인 2005.05.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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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세 번째 설교에 해당되는 신27-30장에는 가나안에 들어간 후에 지켜야 할 규범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율법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그렇지 못한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축복과 저주문’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이다. 고대근동의 히타이트 문헌에 이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근의 학자들은 신명기의 축복과 저주문이 앗시리아의 에살하돈 종속 조약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명기의 기록은 하나님의 구원 행위에 이스라엘이 자발적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독특성을 지닌다. 31장에서 모세는 후계자 여호수아를 지명하고, 언약궤에 율법을 보존할 것을 명한다. 그리고 32장에서 모세의 마지막 노래가 소개되며, 33장은 모세가 이스라엘의 각 지파를 축복해 주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신명기 34장은 모세의 죽음에 대한 기사로 오경의 막을 내린다.



이상에서 본바 와 같이 신명기는 모세의 고별연설로서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법도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신명기는 제 2의 율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엄밀히 말한다면 신명기는 제 2의 새로운 법이 아니라, 기왕에 강조된 법을 다시 한번 반복한 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명기는 흔히 생각한 대로 소위 ‘복음’에 대치되는 딱딱한 ‘율법’은 결코 아니다.

그 안에는 이스라엘이 걸어가야 할 신앙의 표준이 제시되어 있다. 신명기 신학을 크게 구분하면 1)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으며(선민사상); 2)땅을 이스라엘에게 선물로 주시고(땅의 신학); 3)그 보답으로 계명을 준수할 것을 명하시며(계약신앙); 4)이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것(사회 정의와 인본주의)으로 구체화된다. 이 중에서 현대의 기독교인에게 특별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는 사회정의사상, 인권존중사상, 그리고 생명존중사상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모세의 고별연설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은 분명 이스라엘을 위한 선물이지만, 하나님의 백성과 피조물을 정의롭게 대하지 못할 때 그 땅은 오히려 저주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고별연설을 한 모세는 이렇게 볼 때 인권을 존중하고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인본주의자였다. 이 인본주의는 인간지상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를 통해 인간이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하나님의 형상을 되찾는 것이다. 그것은 겸손한 투쟁이요 거룩한 몸부림이다.


요시야 왕의 종교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짐작되는 신명기 12-26장은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율법 가운데 특별히 고아와 과부, 그리고 이방인을 돌볼 것을 강조한다.  고아, 과부, 이방인, 가난한 자와 품삯을 받는 종을 사랑할 때 비로소 야훼 하나님을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다.

박종수교수/ 강남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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