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두 번째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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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두 번째 설교
  • 승인 2005.05.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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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두 번째 설교(4:44-11:32)는 출애굽기에서 언급된 십계명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신명기의 십계명(신 5:1-27)은 출애굽기의 십계명(출 20:1-21)과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 순서는 일치하고 있지만 세밀한 조항이 다르게 나타나며 때론 강조하는 말이 덧붙여진다.

두 십계명 사이의 차이점은 안식일 준수에 대한 명령에서 두드러진다. 출애굽기는 안식일을 하나님 창조 과정의 일부로 강조한 반면,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한 것을 전제한다.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느라 지쳤으니 이젠 쉬라는 것이다. 결국 출애굽기의 십계명은 제의적 성격이 강한 반면에, 신명기의 정신은 사회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안식일이 되면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동물도 쉬어야 한다. 이것은 다분히 안식일 제도의 발전적인 측면을 보여주며 신명기 저자의 사회적 관심을 드러낸다(신 5:12-15).



신명기를 기록한 사람은 모세의 입을 빌려 강한 어조로 명령한다. 그것은 히브리 명령어로 ‘쉐마’ 곧 ‘들어라’이다. 귀를 열어 하늘의 음성을 들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들어야만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이 이 땅에 실현될 수 있다. ‘

쉐마’(들어라)는 두 가지의 선언적 의미를 내포한다. 그 하나는 야훼만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하나님을 사랑할 때만이 이스라엘이 축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이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간의 계약 관계를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야훼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그 관계는 이집트에서 종된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구출한 사건에서 출발한다(5:6).



  이러한 ‘쉐마’형식은 성서교육의 역사적 유산을 보여준다.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야훼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 그 말씀을 손목이나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해야 한다(신 6:4-9). 하나님의 말씀은 늘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가장 가까운 곳에, 그리고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붙이고 그대로 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라는 뜻이다.


신명기 저자는 이스라엘의 자녀 교육이 오늘의 시점에서 출발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의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영구히 기억하도록 권고한다(신 4:9, 31). 과거의 사건을 역사에 묻어 두지 말고 현재적인 의미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조상이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한 것’이 아니라 늘 ‘우리가’ 종살이를 한 것이다.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을 나누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구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생명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박종수교수/ 강남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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