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차와 예의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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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차와 예의범절
  • 승인 2009.10.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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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예(禮)와 긴밀한 관계를 지녀 사람으로 하여금 예를 행하게 하는 덕을 지녔다고 인식되어지고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차를 마시는 풍속에서도 평시와는 조금 다른 예의와 범절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찻자리에서는 서열이 있고, 진행에 절도가 있었다. 차와 예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차는 사람을 정신 차리게 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어 착하고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하며, 차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전 과정은 정성을 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고, 집중을 가능하게 하여 높은 정신세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찻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예의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예의범절이라 하면 뭔가 모르게 딱딱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서로서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는 기본요소가 바로 예의범절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공동체든 이러한 기본이 지켜지지 않을 때 질서가 깨지고 혼란이 야기된다.

따라서 예란 사람을 구속하는 것이라기보다 공동체의 선을 이루는 것이고 개개인의 활동과 인격을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품격 높은 사회일수록 예의범절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왜냐하면 예의범절이란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숙한 크리스천은 예의범절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부 크리스천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만 집중한 나머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예의범절이 몸에 밴 분이심을 알게 된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 도중 예수님께서는 갑자기 일어나셔서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다. 그리고 발을 다 씻기신 후에 겉옷을 다시 입으시고 자리에 앉으신 후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요13: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 발을 씻기기 위해 벗었던 겉옷을 다시 입으시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예의범절이란 큰 것이 아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작은 정성이 바로 예의범절의 핵심이다.


상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사소한 것을 기꺼이 행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아질 때 먼저 내 안에서 기쁨이 넘치고, 가정이 밝아지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밝아질 것이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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