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자신만의 끼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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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자신만의 끼를 살리자
  • 승인 2009.07.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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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일곱 가지 ‘ㄲ’의 두 번째는 끼이다. 끼는 은사와 재능을 가리킨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남들과 다른 고유성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얼굴이 다르듯이 가지고 있는 재능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성공을 만드는 나의 재능을 결정하는 것은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이다. 내가 잘한다고 자부하는 것이 나의 재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 진짜 나의 재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찾기보다는 연예인과 같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거나 자신이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동시효빈(東施效嚬)이라는 고사가 있다. 중국 시골 어느 마을에 시(施)라는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여인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쪽에 있는 여인을 서시(西施)로, 동쪽에 있는 여인을 동시(東施)로 불렀다. 서시는 중국의 4대 미인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난 미인이나 동시는 추녀였다고 한다. 동시에게는 서시가 동경의 대상이었고 서시의 자태를 흉내 내 자신을 감추려고 했다.

그래서 서시의 행동과 습관을 모방하기 위해 늘 서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따라 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선천적으로 가슴 통증을 앓고 있는 서시가 길을 가다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잡고 이맛살을 찌푸리자 이것이 서시가 미인으로 인정받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동시효빈(東施效嚬)인데 동시가 서시의 얼굴 찡그리는 것을 본받는다는 뜻이다.(效:본받을 효, 嚬:찡그릴 빈)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못 생긴 동시가 얼굴까지 찡그리자 모두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피해버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시대가 변했음에도 지나간 시대의 가치관을 그대로 본받으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풍자하기 위해 장자가 사용한 말이다. 이런 현상은 요즈음도 마찬가지이다. 연예인의 외모를 흉내 내거나 유명인의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는 경향 또한 동시효빈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남의 방식을 따라하다 보면 자신도 괴롭고 주변사람들에게도 부담을 주게 된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 유명한 조직의 각광받는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모방 그 자체에 그치고 말 때 그것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난다.  “copy는 힘이 없다”고….

비록 어눌하고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독특한 재능을 개발할 때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으며 주변에 울림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다양한 은사를 접하게 된다. 은사는 각 사람의 특성에 맞게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무엇이 낫고 못하고 하는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한 방편이다. 그래서 은사는 자랑해서도 안 되고 비교해서도 안 된다. 합력해서 선을 이루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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