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을 마치면 영어와 태권도,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다시 학원에 가야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 때부터 이렇게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금지옥엽(金枝玉葉)과 같은 내 아이 만큼은 남들에게 뒤 처지지 않기 위해 많은 것을 가르치려는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 아이들이 너무 배움에 지쳐 재미를 잃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재능과 자질을 고려치 않은 일괄 교육은 아이들에게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우화 한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하루는 동물 세계에서 이런 논쟁이 일어났다. 인간은 왕이 한 명뿐인데 우리는 땅, 바다, 하늘 이렇게 3명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우리도 인간과 같이 한 명의 왕을 선발하자는 것이었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 모두들 동의를 하고 왕 중 왕을 선발키로 합의하였다.
몇 차례 토의를 거쳐 모든 동물이 참여를 하되 땅, 물, 하늘에서 경기를 골고루 하고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동물이 초대 왕 중 왕에 등극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땅에서 하는 종목, 물에서 하는 종목, 하늘에서 하는 종목에 대해 동일한 점수를 부여하였다.
그런데 최종점수를 종합한 결과 예상치도 못했던 동물이 왕 중 왕으로 선발되었다. 바로 오리였다. 오리는 뒤뚱거리지만 달릴 수 있고, 물갈퀴가 있어 헤엄을 잘 칠뿐 아니라 작지만 날개가 있어 어느 정도는 날수 있기 때문이었다.
멀티플레이어 이기는 하지만 전문성이 없는 인물을 말할 때 흔히 회자되는 비유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전문인이 인정받는 시대이다. 과거와 같이 전문성 없이 여러 분야를 조금씩 넘나드는 평범한 수준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인 베스트 원이 되면 좋겠지만 베스트 원은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몫이다. 그래서 온리 원(Only One)이 되도록 자신을 개발해야 한다.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장점을 가지고 있고 남들로부터도 인정받는 분야는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은사를 발견해서 꾸준히 개발한다면 그는 자신만의 고유 영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 아이의 특성을 무시한 마구잡이식 교육에서 탈피하여 창의성과 감성을 개발할 수 있는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되어진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