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년 거슬러 올라 만난 ‘칼빈시대의 예배’
상태바
5백년 거슬러 올라 만난 ‘칼빈시대의 예배’
  • 공종은
  • 승인 2009.12.08 1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요한 칼빈 탄생 5백주년 기념 예배’

‘1542년 제네바 예배’ 중심으로 예배 재현

‘십계명 찬송-사도신경송’ 부르며 신앙고백


5백여 년을 거슬러 올라갔다. 처음 겪어보는 낯선 예배의식. 하지만 예배를 통해, 성찬의 나눔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그 뜨거운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난 1일 목양동 예배실에는 칼빈시대에 드려졌던 예배가 그대로 재현됐다. 칼빈 탄생 5백주년을 맞는 올해를 마감하면서,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원장:김진섭 교수)이 마련한 예배. 처음 접하는 낯선 예배였지만 참석자들 모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동일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이날 예배는 1542년 칼빈의 제네바 예배를 중심으로 ‘말씀의 예전(The Liturgy of the Word)’, ‘성만찬 예전(The Liturgy of the Lord’s Supper)’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그 시대의 예배 원형을 최대한 살렸다.

예배로의 부름으로 시작된 예배는 ‘주님을 진노케 한 것을 참으로 회개하고 애통하면서 우리의 죄와 흠을 사하여 주시고 우리의 불의를 깨닫게 하시며, 죄의 형벌로 말미암은 고통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을 기도하는 ‘죄의 고백’과 ‘용서의 말씀’이 전해졌다.

예배 참여자들은 우리에게 주신 십계명을 기억하고 지킬 것을 다짐한 ‘십계명 찬송’을 부르고 교독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십계명에 담긴 의미와 생활 속에서의 실천을 다짐했다.

성령의 인도와 조명도 함께 구했다. 참석자들은 “너무나 잘못되어서 하나님의 진노를 불러일으켰던 수많은 우리의 죄악을 계수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우리를 주의 성령을 통해 거룩하신 가르침을 바르게 깨닫도록 인도하시고, 우리 안에 주의 이름의 영광과 존귀에 이르는 의의 열매를 맺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어진 성만찬, 칼빈시대의 감격을 나누며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했다. 성만찬 전 예배 참여자들은 성찬에 앞서,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구원과 의의 길로 돌아오며, 가난의 어려움이나 감옥에 갇히는 고통이나 병상에서 시달리는 고통이나, 추방을 당하거나 영육 간에 시련을 당하는 모든 이들이 온전히 위로받고 모든 악에서 해방되기를 기도했다. 또한 통치자, 목회자, 모인 회중들을 위해서도 기도의 마음을 모았다.

사도신경송을 부르면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도 드렸다. 처음 부르는 찬송. 1539년 제네바에서 불려지던 사도신경송을 부르면서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다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는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고백을 드렸다.

칼빈은 성찬상에 떡과 포도주를 갖다 놓으면서 교회 공동체가 사도신경을 함께 노래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의존과 상호간의 신앙고백으로 결속하게 했다.

성찬의 시간. 성찬 기도는 칼빈의 제네바교회 예배와 예전 실제에 사용되던 기도를 드렸다. 5백여 년의 시간을 넘어 하나님은 예배자들을 만나셨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하는 믿음과 마음을 받으셨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몸인 떡을 높이 들고 떼어 나누어 주었고, 그의 피인 포도주의 잔을 높이 들어 올리고 그 잔을 나누어 주어 마시게 했다. 이날 성찬식은 집례자와 성찬위원들이 분병과 분잔을 먼저 하고, 성찬위원들이 나누어서 분병과 분잔을 할 때 성찬위원들 앞에 나와 떡과 잔을 받았다.

성찬 후의 감사기도와 ‘시므온의 찬미’, ‘아론의 축도’를 통해 5백여 년 전 종교개혁시대의 예전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했다. 이날 예배를 마무리한 축도는 한국 교회에서 사용하는 ‘바울의 축도’(고후 13: 13)가 아닌 ‘아론의 축도’. 성찬을 집례한 김진섭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은 아론의 축도를 더 즐겨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