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건전한 가족행사로 ‘사랑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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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건전한 가족행사로 ‘사랑 솔솔’
  • 승인 200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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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설을 맞이했다. 사람들은 매년 교통대란의 부담을 한탄하면서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 특히 예년에 비해 연휴기간이 길어 올해의 귀성길은 차량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으로 큰 교통대란이 예상되지만 재래시장이나 백화점에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것만 봐도 명절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친지간의 가족애를 확인하는 훈훈한 명절이 수년 전부터 부담스러운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20세 이상의 남녀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51.1%)들은 가사노동의 부담감을 호소했고 남성(66.9%)들은 경제적 부담감을 꼬집었다. 더욱이 응답자의 77.8%가 유교식 차례를 지내겠다고 대답해 기독교인의 경우 제사에 대한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일년 중 황금연휴로 꼽히는 설날이다. 부모와 형제, 친지들과 오랜만의 만남을 위해 수반되는 부담을 뒤로하고 떠나는 귀경길.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설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신앙적인 갈등이다. 가족 모두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 제사문제가 가장 골칫거리다. 신앙적 차이를 보인다고 해서 비판하고 돌아서는 것은 절대 금물.
아울러 전문가들은 명절을 이용해 전도하겠다는 무리수는 두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방적인 전도의 모습이 비신앙인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살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은평교회 이병돈 목사는 “의식에 매여 가족간에 불화가 일거나 불편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이해심에서 오는 차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친지들을 잘 설득해 추모예배를 드리는 방법으로 개선토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신앙적 일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가족들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기독교의 신앙을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백 번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모예배가 가능한 가족이라면 신앙으로 하나됨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혹 믿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예배순서와 성경구절을 미리 준비해 부담없는 참여를 유도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놀이문화의 대폭 수정을 시도해 보자.
고스톱 등 어른들 중심의 놀이문화를 지양하고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를 시도해 보자. 윷놀이, 고두놀이, 투호 등 민속놀이와 가족들의 장점을 높여주는 칭찬게임, 가족들의 새해 꿈을 들어보는 소원카드 놀이 등 가족들간의 화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가족 모두가 온천을 간다거나 인근의 유적지 등을 견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이번 추석에는 여자들을 위해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서두의 여론조사 결과와 같이 음식장만, 설거지 등의 부담감을 토로하는 여성들을 위해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도 푸근한 설명절을 맞이하는 비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다 짜임새 있는 설 연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조금만 신경쓴다면 아이들에게는 가족사랑의 새로운 추억을 안겨주고 건전한 가정문화를 만드는 절호의 기회이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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