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시대에 칼빈이 필요한가?
상태바
왜 이 시대에 칼빈이 필요한가?
  • 표성중 기자
  • 승인 2009.10.13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개혁신학회, ‘2009 가을 학술대회’ 개최
▲ 한국성서대 김현광교수는 "한국교회는 교회에 유익을 주고 교회를 돕는 성경해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학회(회장:김인환교수, 총신대)가 지난 10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왜, 이 시대에 칼빈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2009년 가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칼빈의 신학과 신앙적 관점에서 개혁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앞으로 어떤 목회적 방향성을추구해야 하는지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성경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윤리 및 철학 분과 등에서 15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친교회적’인 성경해석 필요

‘칼빈의 로마서 해석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김현광교수(한국성서대, 신약신학)는 “칼빈은 교회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연구했고, 가장 좋은 해석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며 한국교회는 교회에 유익을 주고 교회를 돕는 성경해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빈은 로마서를 주석하면서 본문의 의미를 해석하는 자체에 머물지 않고 교회의 신앙을 복돋우기 위해 본문에 근거한 실제적 교훈을 주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는 것이 김교수의 주장이다. 칼빈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가르침은 성도들에게 유익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성경의 가르침 전부를 삶의 지침과 교훈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특히 김교수는 “칼빈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를 강조했다”며 한국교회는 행위구원적이며 공로주의적인 신앙관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한국성서대 2009년 학부 신편입생들을 대상으로 신앙상담을 하면서 구원의 확신에 대해 물었을 때 95%가 확신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원의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한 258명 중에서 믿음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58%였지만 나머지 47%의 학생들은 믿음과 행위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구원의 확신이 있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구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김교수는 “교회가 복지사업이나 구제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해야 하지만 이와 같은 선한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믿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식의 잘못된 복음을 선포해서는 안된다”며 성도들이 예배에 빠지지 않고 교회 내의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어야 하지만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구원은 믿음만으로는 부족하고, 교회 일에 열심히 충성해야 한다는 식의 공로주의적 복음이 선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진정한 경건회복’을 추구해야

‘칼빈의 경건개념과 교회개혁’을 주제로 발표한 박응규교수(아신대, 역사신학)는 한국교회의 진정한 경건회복과 교회개혁을 촉구했다.


박교수는 “칼빈은 수많은 저술과 활동을 통해 ‘신학적 경건’의 의미를 남김없이 제시했다”며 “칼빈의 경건은 결코 성경이나 교회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고, 오히려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교회 속에서 함양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칼빈이 추구한 경건은 결코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함께 추구하는 공동체적 경건이었다.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였고, 영적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들의 모임이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개인적인 것과 동시에 공동체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박교수는 “교회라는 터전을 통해 성도들은 구원의 확신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은혜의 수단들에 접근할 수 있다”며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성례가 집행되며 수많은 영혼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는 교회야말로 ‘경건의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칼빈의 경건개념은 그의 교회개혁에 필수적인 요소였으며 기반이었고, 또한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경건한 능력이 한국교회에도 그 영향력을 발휘해야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원리가 다시 한번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박교수는 “경건이 회복되고 교회가 개혁되어야 교회를 통해 우리의 사회와 세계가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진할 것”이라며 “칼빈의 경건개념과 교회개혁의 연관성이 한국교회에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고찰하고, 개혁교회로서의 본질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어떠한 과제가 남아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장로교회는 선언적으로는 칼빈주의 혹은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에 충실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면이 다분함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한 그는 “개혁신학의 구호만을 외치는 것이 신학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 내용과 깊이를 섭렵하고 그 특성이 한국교회의 신앙의 모습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 바른 권징이 필요하다

‘철저함과 온건함-칼빈의 종말론적 교회 이해와 교회권징’을 주제로 발표한 김요셉교수(칼빈대, 역사신학)는 교회 도덕성과 올바른 질서확립이라는 문제와 관련해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질서와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칼빈이 시행했던 교회의 권징을 다시 회복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교회는 다른 무엇보다 대외적인 이미지가 급격하게 실추되어 있다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국교회의 이런 부패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신앙의 회의를 느끼며 교회를 등지고 타종교로 이동하는 현상도 실제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이다.


김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철저한 권징시행의 회복이 있어야 한다”며 권징의 철저한 시행은 가시적 교회의 그리스도의 통치를 드러내기 위해 절태 타협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칼빈은 교회가 세상을 향해 보여주어야 할 도덕성 내지는 거룩함이 약하지게 되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체력이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권징의 철저한 시행을 강조했다.


하지만 권징의 철저함은 냉소주의, 비관주의, 분파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온건함이 권징의 이해와 시행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원리인 것이다.


김교수는 “교회 안에서 잘못을 범한 사람들을 ‘온건함’으로 권징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오직 마지막 날 심판주로 오실 그리스도에게 있기 때문이며, 다만 우리는 이 땅 위에 세워진 교회 안에서 그들을 사랑과 온유함으로 훈게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바른 권징의 회복을 주장했다.


바른 권징은 타협과 방관에 이르는 지나친 관용에 머물러 있거나, 분파와 정죄에 이르는 지나친 엄격함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김교수는 “종말론적인 교회 이해를 가지고 철저함과 온건함의 조화를 권징시행의 원리로 설명한 칼빈의 의견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시대와 상황을 너머서 바른 권징의 시행이 필요한 한국교회를 위한 귀한 영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개혁의 물길을 주도하는 ‘설교’

‘칼빈의 창세기 설교’를 주제로 발표한 류응렬교수(총신대, 설교학)는 칼빈의 창세기 설교에 나타난 특징들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칼빈은 본문을 연속적으로 강해하며 말씀을 풀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설교했다. 또한 하나님이 말씀하신 의도를 찾고, 삶의 적용을 향해 나아가는 설교,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는 설교를 추구했다.


류교수는 “칼빈의 설교는 오늘날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한국교회의 설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길잡이 역할을 한다”며 “한국교회는 성경을 절대진리의 말씀으로 믿고, 하나님이 말씀하고자 하는 것을 바르게 이해해 신자의 거룩한 변화를 위해 전하는 설교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칼빈은 그의 설교를 통해 거대한 개혁의 물길을 주도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칼빈이 지녔던 말씀을 향한 거룩한 열망을 회복할 때 한국교회는 진리의 터 위에 다시 한번 부흥의 불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