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이삭 내어두는 마음으로 공정무역 동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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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이삭 내어두는 마음으로 공정무역 동참해요”
  • 정재용
  • 승인 2009.06.04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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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무역 대표주자 ‘커피’가 전하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커피’(Coffee)라고 합니다. 저는 에티오피아에서 ‘KAFFA’, 아라비아 반도에서 ‘KAHWAY’라고 불리다가 유럽의 프랑스(Cafe), 독일(Kaffe), 이탈리아(Caffe), 에스파냐(Kape), 네덜란드(Koffie), 이탈리아(Caffe) 등에 알려지면서 1598년에는 영국으로 건너가 Coffee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어요.

세계에서 무역물동량이 가장 많은 품목 1위가 석유인 것은 아시죠? 그런데 제가 그 뒤를 이어 2위라는 건 모르실거에요. 저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2,500만명이나 있답니다. 놀라셨죠? 호호호. 그리고요 저도 석유처럼 아무데서나 살지 않아요. 커피 벨트라 불리는 북위 27도 남위 27도 사이의 열대ㆍ아열대 지역에서만 살고 있죠.

요즘 제 몸값이 얼마나 올라가고 있는지 아세요? 최근에는 저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적게는 한잔에 2천원에서 많게는 6천원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저를 재배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가난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답니다.

엄마, 아빠는 물론 아이들까지 모두 커피농장에 나와서 저를 애지중지 키워주는데 그 대가가 너무 적어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너무 슬픈 현실이에요.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영국의 소비자들이 우간다산 커피를 구입한 돈 가운데 농민들에게 돌아간 몫은 0.5% 뿐이었다는 통계도 있어요. 그분들이 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데 겨우 0.5%만 받고 나머지를 모두 무역업자들과 제조업자들이 가져간다는 게 말이 되나요? 흑흑흑.

그런데 공정무역(Fair Trade)이라는 거래가 생겨나면서 좋은 환경에서 1등급 커피로 성장한 저를 정당한 가격으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어요. 이제 땀 흘려 저를 생산한 농장 사람들과 저를 맛있게 마셔주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희망이 생긴거죠. 그래서 너무 기뻐요.

요즘 영국에서는 국민의 70%가 공정무역마크(FLO)를 알고 있고 4명 중 1명이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데요. 그리고 2002년 이후 공정무역을 통해 저를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20% 이상씩 증가하면서 2002년에 175개였던 공정무역 생산자 조직이 2007년에는 256개로 늘어났어요. 저 요즘 정말 행복하겠죠?

이렇게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 저 때문에 농장에 나와 일하느라 학교도 못 다니던 아이들이 학교도 다닐 수 있게 되고, 병들고 굶주리던 아이들이 병원도 갈 수 있고 배불리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전 세계인구의 1/3이고, 매일 약 3만 명의 아이들이 가난으로 죽어가고 있데요.

여러분! 저 뿐만 아니라 제3세계 사람들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들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거래가 이뤄지면 좋겠어요.

한국에서도 2003년부터 공정무역이 시작돼서 최근에는 공정무역기독인연합이라는 기독교단체까지 생겨나기도 했어요.

저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물이라서 그런지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가 커요. 사실 영국에서도 공정무역이 활발해지기까지 기독교인들의 영향이 컸었거든요.

마틴 루터 킹 목사님께서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탁자에 앉아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수확한 커피를 마시거나 중국 사람들이 재배한 차를 마시거나 또는 서아프리카 사람들이 재배한 코코아를 마신다.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대요.

여러분들이 저를 한 잔 마실 때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말씀인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도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장 9~10절)”라고 말씀하고 계세요.

한국교회도 모퉁이의 곡식을 거두지 않고 떨어진 이삭을 내어두는 마음으로 공정무역을 실천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어요. 공정무역은 반드시 세상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선택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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