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목소리가 그리운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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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목소리가 그리운 한국교회”
  • 정재용
  • 승인 2009.06.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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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우리사회가 혼란스러운 때에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3일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교회들은 여기저기서 논평을 내고 고인을 애도하는 목소리들이 높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들의 뒤에는 각기 다른 이념의 차이가 느껴졌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화해와 화합을 바라는 고인의 뜻이 담겨있었는데, 고인의 잘못이 있고 없고를 떠나 한국교회가 함께 슬퍼하며 기도하는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불교와 천주교 등 타종단에서는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나 기독교는 여전히 하나 되지 못한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내고야 말았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함께 드리며 성경말씀을 통해 고백되어진 모습들과는 전혀 다르게 이념의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정치적인 이념으로 갈등하고 있는 종교라는 비호감을 불러일으킬 만 했다.

이런 가운데 영결식을 위한 장의위원회 1,383명 중에는 기독교계 인사 2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유족이나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대표성을 가진 자리에 있기에 추천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영결식 당일에 몇 명이나 그 자리를 지키며 진심으로 고인과 유족들, 이 나라를 위해 기도했을지도 의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또 다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한국교회. 언제까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채 하나 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살아야하는 것인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안티기독교가 더 이상 예수님의 이름을 짓밟고, 우리사회에서 개독교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려면 한국교회가 먼저 변해야 하지 않을까. 교회 안에서의 대립과 부정부패와 권력에 대한 탐욕이 끊이지 않는 이상 기독교에 대한 비난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온 국민이 기도해야 할 때, 한국교회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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