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 맞는 CBS 어떤 과제 풀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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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장 맞는 CBS 어떤 과제 풀어야 하나?
  • 정재용
  • 승인 2009.06.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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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ㆍ노사화합ㆍ정체성확립 등 기대

CBS 기독교방송 제8대 사장에 이재천 전 대전본부장이 선출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장 선출은 현 사장 임기를 두 달여 앞두고 촉박하게 진행됐음에도 1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대표적인 기독교 언론으로서의 위상과 사명, 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장을 맞아 먼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CBS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경영 위기 속에서 당장 노사 관계의 화해와 위기 탈출을 위한 단결이 시급하다. 때문에 이 시점에 이재천 차기 사장이 노사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어떻게 해나갈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일단 여론은 긍정적이다. 신임 사장이 취임 직후 직원들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사장 선출과정에서도 보여줬듯이 직원 출신 후보답게 직원들과 이사들의 지지를 순조롭게 이끌어냈다고 평가받고 있어 직원들과의 소통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곧 뚜껑을 열게 될 미래발전특별위원회 보고서가 신임 사장의 경영계획과 얼마만큼의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미래특위 보고서는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TFT를 구성해 경영정상화와 CBS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웠으나 사측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보고되지 못하고 있었다.

사장 선출을 앞두고 열린 직원 토론회에서도 봤듯이 지난 6년 동안 데일리노컷 등 능력 이상의 투자로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확장에 힘쓰는 기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새롭게 다져 CBS만의 것들을 만들어나가기를 직원들은 바라고 있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신임 사장의 의욕에 찬 계획들이 안정화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들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새로운 사장님과 함께 CBS의 미래를 위해서 그동안 정체 돼있던 논의를 바탕으로 새 출발을 계획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노력하는 가운데 새 사장님께서 통합의 핵심이 돼주시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안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의 소송 관련 문제다. 경인방송의 5대 주주인 CBS가 결국 현 사장의 임기 중에 갈등을 끝내지 못하고 이정식 사장의 전문이사 진출이라는 결과까지 낳았다는 것은 노조 측의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노조는 현재도 이정식 사장이 전문이사직에서 물러나서도 백성학 회장 측과의 소송을 진행할 수 있고 회사로부터 소송 관련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적 자문을 구하는 등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소송에 대한 이정식 사장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문이사 진출만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때문에 노조가 신임 사장에게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관계 개선을 통해 소송이 마무리 되는 방향이다. 현재 백성학 회장 측과 이정식 사장 개인 간의 끝나지 않은 소송만 50여 건에 이른다. 이렇듯 오해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붉어진 감정 싸움이었기에 신임 사장을 통해 관계가 회복되고 모든 소송들이 해결된다면 부득이하게 전문이사 진출을 해야만 했던 이정식 사장도 편하게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천 차기 사장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장 선거에서 대다수의 지지를 얻어냈듯 백성학 회장 측과의 또 하나의 큰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독교방송으로서 정체성 확립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NCC 산하에서 출발한 CBS는 규모가 커지면서 홀로서기를 하게 됐지만 엄연한 한국 교회 연합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종합 언론으로 확장하면서 교계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시사하는 무게감도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감지되고 있는 CBS 정체성의 모호함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신임 사장의 책임과 무게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코바코 해체와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의 불안 요소가 많은 시기에 사장 교체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천 신임 사장이 마케팅본부장 시절 코바코 광고 영업실적을 최고점까지 올리는 등의 성과를 올렸던 분야이기에 경영위기 가운데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재천 차기 사장의 공식 임기 시작일(6일)에 앞서 CBS노조는 5일 전국비상대책위원회가 열고 향후 회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직원들의 뜻을 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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