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는 조만간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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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는 조만간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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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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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교수<성공회대학교>


오늘날 우리는 해마다 더욱 더워지는 날씨를 걱정하면서도 눈앞에 닥친 생존의 문제로까지 인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만간 기후변화의 문제는 우리에게도 생존의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때 가서 대비책을 찾기에는 너무 늦는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해수면 상승, 사막화, 물 부족, 식량난, 동식물 멸종, 산불증가, 태풍의 대형화, 홍수 등 자연재해가 점점 극심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생존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구 온난화의 주요원인은 온실가스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그동안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즐겨온 선진국에게 있다.

그런데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가난한 나라는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예산, 기술적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기후변화에 있어 정의와 평등의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른다. 2년여 전 미얀마에서는 싸이클론으로 인해 2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는 원래 싸이클론이 오지 않는 나라인데 변화된 기후로 인해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이며 인구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아주 기초적인 소비생활만 하고 있는 이들이 지국 온난화에 가장 책임이 없는 사람들에 속할 것이다.

기후변화가 극심해지면 현재와 같은 생산-소비의 경제 시스템 바탕을 둔 인류문명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인류문명의 붕괴가 곧 인류생존의 위기는 아닐 수도 있다. 기술문명 없이도 인류는 지난 2백만 년 동안 생존해 왔으며 지금도 밀림 속의 소수의 부족들은 원시적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문명 없이 생존할 수 있는 인구의 수는 아주 적을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닥쳐온다면 재난이 초래하는 위협 그 자체보다 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적 태도이다.

그러나 반대로 재난을 감지한 사람들이 서로 자기만 살겠다고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결국 생존권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날 것이며, 이 싸움은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를 걸고 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처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싸움은 결국 공멸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상생하려는 나눔과 평화의 마음이 있으면 인류는 공존할 수 있지만, 혼자서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공멸의 가능성은 높아 질 것이다.

예수는 2천 년 전 이 세상에 오시어 섬김과 나눔, 희생의 가치를 보여주셨다. 그는 로마제국의 피식민지에 힘없는 민중으로 오셨다. 창검으로 이룬 로마제국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는 군사력을 통해 피식민지 백성에게 통치권을 관철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예수는 나눔,섬김, 희생이 로마제국의 가치관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힘센 놈이 최고수가 되는 게임의 법칙에서 남의 밥이 되어주는 희생이 그보다 한수 위임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사실 오늘날 세상의 모습도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은 더 많은 이윤과 소유를 추구하는데 지구 온난화는 바로 이러한 욕망이 낳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 눈앞에 다가오는 지구적 규모의 근본적인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인류는 생존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만일 인간이 이와 같은 새로운 인간성을 획득한다면 기후변화가 몰고 올 고통스러운 시험을 통과하고 한 단계 도약한 새로운 존재로 거듭 날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노아의 홍수 뒤에 보여준 무지개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이 시험을 통과한다면 인류는 더 깊고 넓은 생태적 영성을 지닌 존재로 거듭나서 우주의 모든 이웃생명과 더불어 창조주가 선물로 내린 생명과 원복을 경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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