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실용주의 영향으로 성도들 편리한 교회만 선호
상태바
[연중기획] 실용주의 영향으로 성도들 편리한 교회만 선호
  • 표성중
  • 승인 2009.02.11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작은교회는 왜 부흥하지 못하나

2009연중기획 // 희망을 주는 한국교회, 낮은 곳을 돌아보자

<복음전파를 위한 개척자, 미자립교회에 희망을>


기독교인구 증가가 멈춘 이 시대에 아직도 부흥하고 있다고 말하는 교회는 많지 않다. 그나마 성장을 자신하는 교회들은 이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교회와 신도시에서 부흥을 이뤄낸 신흥교회들. 70~80년대 교회가 한창 늘어나던 시기 개척자들에게 목회는 일종의 기회였다. 힘겹지만 성도들이 모이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부터 미자립 개척교회가 자립교회로 성장하는 비율은 많지 않다.

오히려 개척교회가 미자립교회 증가에 일조하며 전체 한국교회의 50% 이상이 아직도 자립하지 못한 채 힘겨운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각 교단이 이만교회운동, 3천교회 운동 등 교세배가운동을 진행하면서 개척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모 교단에서는 한 중대형교회가 미자립교회 하나를 돕자는 결연운동도 진행했지만 이 또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실패한 정책으로 남았다.

미자립교회의 성장은 불가능한 일인가. 그렇지 않다. 대형교회들도 모두 작은 골방에서 시작됐고 처음부터 부유한 교회는 거의 없었다.

미자립교회의 성장과 자립은 곧 교회의 부흥과도 직결된다. 이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교단에서는 미자립교회 지원정책들을 계속 수정하며 효율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 자립의 길을 위해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목소리와 이들을 품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교단의 정책들을 통해 건강한 한국교회의 미래와 희망을 찾아보았다. <편집자 주>


▲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가 주최한 교회지원세미나에 참석해 교회부흥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작은교회 목회자들. 하지만 작은교회 부흥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작은교회는 왜 부흥하지 못하나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희생, 헌신의 삶을 뒤따르거나 강조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다. 목회자와 성도들을 편의주의적인 신앙생활을 추구하도록 만들어 버린 실용주의의 영향 때문이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등장한 실용주의는 의미나 가치 등 모든 것은 인간의 장래에 더 잘살기 위한 불가결의 방법이고,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실생활에 있어서 유용성이 없다면 결코 가치가 없다는 주의로서 인본주의자들에 의해 강조된 사상이다.


문제는 진화론과 세속적 인본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실용주의는 성경의 정신과는 위배되며, 기독교가 추구하는 본질적 삶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반기독교적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실용주의는 현재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는 상황이다. 오직 효과성만을 강조하는 실용주의는 교회의 성공을 교인의 출석수와 건물의 크기로 평가하도록 만들어 버린지 이미 오래다.


그 결과 많은 교회들이 교인의 출석만을 강조하거나, 교회성장을 위해 상업적 마케팅 전략까지 도입하고 있는 등 세속적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빛과소금교회 신동식목사는 “교회성장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의지가 과연 성경의 가치에 부합되는지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현재 실용주의 목회 때문에 몰매를 맞고 있다. 실용주의가 전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인본주의 신앙에 물들어가고, 이 흐름에 마냥 흘러가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실용주의의 병폐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실용주의가 한국교회에 유입되면서 발생시킨 최대 병폐는 교인들의 수평이동으로 인한 교회의 양극화 현상이다.


# 교인들의 수평이동 현주소

지난 2003년 교회성장연구소가 발표한 ‘교회 수평이동 교인행동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인 중 76.5%가 수평이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평이동의 이유를 살펴보면 직장 31.6%, 이사 21.7% 등 교회 외적인 이유가 53.3%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46.7%는 교회 내적인 문제로 목회자, 지나친 봉사, 사람과의 갈등, 예배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평이동을 한 교인들의 대부분이 작은교회가 아닌 대형교회를 선택, 이동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바로 여기에 수평이동의 문제점이 있다. 외적 이유든 내적 이유든 교회를 옮긴 대다수의 교인들이 작은교회로부터 대형교회로 이동하다보니 한국교회의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결국 대형교회는 더욱 거대해지게 됐고, 작은교회 성장은 단지 꿈으로 변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한국교회 전체를 쇠퇴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대형교회ㆍ지교회 등 문어발 확장으로 작은교회 성도 정착 어려워

경제적 고통 가중으로 작은교회 목회자 소명감 상실 심각한 수준


대형교회를 찾는 교인들의 모습 속에서도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다. 조사 결과 교인들이 대형교회를 찾는 이유는 단순했다. 편의에 따른 이동이었던 것이다. 작은교회에 출석하면 헌금도 부담이 되고 봉사하는 것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왕이면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 기존 교인들은 대형교회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이러한 편의주의는 결국 교회 공동체에 대한 희생정신을 희박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녕이 신앙생활의 최고 가치 기준으로 만들어 놓았다.


# 대형교회의 문어발식 확장도 원인

특히 대형교회가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부축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목회자들 사이의 반목도 심해지고 있다. 교회성장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수평이동을 유도하는 교회들이 증가하다 보니 교회 간 대결구도가 형성되었고, 목회자간 불신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주간지가 통계청의 2000~2007년 사업체 기초통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에는 지난 2000년 9천4백50곳이었던 교회가 2007년 기준으로 1만2천5백27곳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성, 용인, 동탄 등 신도시가 들어섰거나 예상되는 지역에 교회가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탄은 대형교회들의 교인들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등에 교회홍보용 거울을 설치하기 위해 교회 간 경쟁 아닌 경쟁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대형교회들은 전국에서 이사 온 기존 교인들을 대상으로 전도전략, 전도특공대 등을 조직해 교회로 끌어 모으며, 작은교회는 엄두도 낼 수 없는 대규모 행사를 통해 작은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까지 빼앗아가는 일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한국교가 부흥을 외치며 ‘교회성숙’이 아닌 ‘교회성장’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지교회 설립 등 대형교회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탄신도시기독교연합(이하 동기연) 강명우목사는 “동탄의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대형교회의 지교회 확장을 반대하고 있다. 대형교회는 좋은 교육 시스템과 시설들을 통해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부축이고 있다”며 “이런 행위를 대형교회들은 교회 간 영적 경쟁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작은교회 목회자의 소명감 상실 심각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박재열목사, 동선교회)가 작은교회 목회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척한지 5년에서 10년 이내의 작은교회 중 90% 이상이 아직도 자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인들의 헌금으로 교회 재정의 50%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작은교회 목회자 대부분 교회운영을 위해 대출을 이용하면서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교회 및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70% 이상의 목회자와 사모가 다른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경제적 생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이 작은교회 목회자 가정을 파탄으로까지 몰고 가고 있으며, 목회적 소명감과 자신감까지 상실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한 목회자는 “은행에서 돈을 갚으라는 독촉전화가 올 때마다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려 가정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말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름 받았는지, 소명감이 있는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매일 같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아픔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교회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은교회 목회자는 지금도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가지고 불신자 전도를 통해 교회부흥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하며, 끊임없는 영적 전쟁을 계속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산다는 외침이 한국교회 안에서 사라지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교단 차원의 재정적 지원 및 목회훈련 교육 정책이 필요하며, 합동전도대 결성, 수평이동 금지선언 등 동역자로서의 의식을 가진 중대형교회들의 적극적인 지원 및 정책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