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들 위해 예수님 향기나는 요리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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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들 위해 예수님 향기나는 요리 만들고 싶어요”
  • 정재용
  • 승인 2008.12.0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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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전도자 꿈꾸는 삼일교회 주연우집사
▲ 삼일교회 주연우집사

“선교사로 부름받기 전에 먼저 삶의 현장에서 싸우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싶어요.”

일터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기도를 드리고 하얀 가운으로 정갈하게 갈아입고 칼을 하나 둘씩 꺼내 가지런히 정리하는 주연우집사(삼일교회). 수술을 준비하는 외과 의사가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직업은 요리사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한 유명뷔페 일식코너에서는 그의 현란한 칼솜씨와 함께 맛있는 음식접시들이 진열되기 바쁘게 식객들의 손으로 전해진다. 그런 그의 요리에는 맛과 함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그의 기도도 담겨있다.

주연우집사의 칼은 아픈 사람은 고치지 못하지만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그 영혼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꼬마 요리사에서 복음을 들고 열방을 품고자 하는 요리전도자를 꿈꾸기까지 그의 인생이야기에는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예비하심이 담겨져 있다.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는 맞벌이를 하셨어요. 그래서 집에서 요리를 하는 시간들이 많았었죠.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제가 직접 토스트도 해주고 라면도 끓여줬는데 다들 너무 맛있게 먹어줬어요. 정성껏 만드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니까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그때 요리의 매력을 느끼게 된거죠.” 주연우집사가 요리사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이유는 너무도 간단했다. 그저 맛있게 먹어주는게 좋아서란다. 하지만 그가 꿈꾸고 있는 선교에 대한 비전은 소박하지만은 않다.

요리사를 꿈꾸며 진학한 대학에서는 요리 공부뿐 아니라 복음에 대한 열정도 함께 품게 됐다. 대학생선교회 순장을 맡아 한사람 두사람 열매가 맺혀질 때 하나님께서는 요리라는 달란트에 선교의 비전을 더해주셨다. “저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제가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는 생각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 생활을 통해서 얻어가는 지식들과 경험들은 저에게 확고한 비전을 심어주어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정할 수 있게 했어요.”

하나님께서는 대학 졸업 후 입대한 군대에서도 칼을 놓지 않고 요리사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하셨다. “군대에서도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요리를 계속 할 수 있었어요. 매일 1500명의 식탁을 맡아서 즐거운 군생활을 할 수 있었죠. 그 덕분에 제대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의 구내식당에 취업할 수 있었어요.”

자신의 요리를 먹는 사람마다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도하고, 또 요리를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했던 주연우집사.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열방을 품는 넓은 시야를 허락하셨다. “요리사로 한 해 두 해 살아가는 날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어느날 많은 사람들을 위한 한 끼의 식사준비는 요리의 기술보다는 체력을 요구하는 노동처럼 느껴졌어요. 새롭고 깊이 있는 요리에 대한 갈증으로 그날로 회사를 그만 두고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났죠.”

분명 요리사라는 달란트를 통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왔지만 세계 40여 나라를 돌아보는 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섬겨야 할 많은 땅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요리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인정받는 요리에요. 제가 가는 곳마다 그 곳에서 재배되는 재료들을 가지고 비빕밥, 부침개 등의 퓨전한식을 만들어 소개를 하면 모두들 극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작 외국에 나가보니 외국인들은 일본식당이나 중국식당을 찾고 한국식당은 교포들이나 한국여행객들을 위한 곳이더라고요. 그래서 세계에 한국요리를 전해보자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먼저가 아니었어요.”

주연우집사의 눈에는 한국요리는 커녕 어떤 음식이라도 필요한 굶주리는 아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아프리카의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들. 가깝지만 다가갈 수 없는 북한의 아이들. “대학시절 북한선교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통일이 되면 북한의 아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주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행을 통해 막연한 미래보다는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돼야겠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어요.”

이후 휴일이면 주연우집사의 발걸음은 달콤한 휴식은 뒤로 미루고 배고픈 이들과 나누기 위해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청량리로 향한다. “많이는 못하지만 나누는 일에 힘쓰려고 노력해요. 나중에 아내와 함께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는데, 그때가 되기 전까지는 항상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여행을 통해 쉼과 함께 앞으로 해야 할 많은 꺼리를 찾은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1등 요리사라는 상과 함께 결혼이라는 축복도 더하셨다. “케이블TV 요리전문채널에서 한식요리사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하더라고요. 9명 선발에 1500명이 모였는데 혹시나 하고 마감 2시간을 남겨두고 한번 지원해봤죠. 그런데 16명을 뽑는 1차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들어갔어요. 하나님께서 도우신거죠. 하하하.”

이후 주연우집사는 본선 9명 진출자에 뽑혔고, 마지막 순간에는 최종우승이라는 영광의 자리에도 서게 됐다.

“그때 1등을 했던 것이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됐지만 지금 제가 하나님께 가장 감사한 것은 제 옆에 있는 아내와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하신 일이에요. 요리하면서 선교하겠다는 남편과 동역해줄 아내를 두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짝을 이전부터 예비하고 계셨었나봐요.” 주연우집사의 아내는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대만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며 인성교육과 바른 식습관 교육을 함께 하는 요리선생님이 되려고 공부 중이다. 비전을 가지고 삶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주집사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였던 것.

“사실 아내는 예수님을 몰랐었는데 중국에서 공부하던 중에 예수님을 만나고 3주 동안이나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하루 기도하며 복음전하는 일에 삶의 초점을 맞춰가고 있는 아내에게 ‘함께 선교의 현장에 나가서 땀 흘리면서 살자’고 프로포즈를 했는데 결혼을 허락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시작된 결혼생활의 첫 보금자리는 교회 앞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와 가정예배로 기도와 말씀의 제단을 쌓아가야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요리사라는 직업이 주일을 지키기가 쉽지가 않아요. 주일에도 3교대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이라도 예배는 드릴 수 있지만 성경공부나 봉사 등 교제하고 섬기는 일은 할 수 없어요. 때로는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새벽기도를 더 열심히 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기도는 저의 죄인 된 모습들까지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거든요.” 나의 나 된 것은 오로지 주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주연우집사. 꼬마요리사에서 복음의 열정을 품은 대학생활, 요리사의 꿈을 이어간 군대생활과 배낭여행, 그리고 삶의 목표를 함께하고 있는 아내까지 하나님께서는 그의 삶에 너무나 많은 복을 내려주셨다.

아내와 함께 직장인을 위한 선교사훈련을 받고 있는 주연우집사는 삶의 현장이 항상 선교지라고 강조한다. “이제 제가 받은 복을 더 풍성히 나누며 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아내는 아이들을 위한 중국어학원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내는 아이들에게 중국어로 예수님을 전하는 꿈을 심어주고 저는 맛있는 요리로 굶주리는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며 살아가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선교사로 보내실 나라가 어디가 될 지 아직은 모르지만 주연우집사의 하루는 새벽을 깨우며 그의 요리가 예수님의 향기로 가득하기를 기도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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