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증인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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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증인되리라”
  • 현승미
  • 승인 2008.11.26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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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향해 춤추는 예배자 ‘PK’

한 눈에 앳된 모습의 어린 친구들 예닐곱 명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형형색색으로 꾸미고 예배를 드리는 단상에 올라서자 청소년들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장년층들은 당황한 빛이 역력하다.

단정한 몸짓과 경건한 모습으로 드려져야 하는 예배에 요란한 복장을 한 젊은 친구들의 겉모습에 쉽게 신뢰가 갈 리 없다. 그러나 의심도 잠시. 찬양이 흘러나오고 그에 맞춰 때론 경쾌하게, 때론 조심스럽게 두 손을 모으며 몸짓으로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감동을 경험한다.

그들의 표정에서, 손짓, 발짓 하나하나에서 진정 하나님을 사모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비록 어색한 몸짓이지만 몸을 움직이며 조금씩 그들의 예배에 동참하게 된다.

이들은 프라미스 키퍼스(Promise Keepers:약속을 지키는 사람들)라는 뜻을 가진 CCD그룹 ‘PK’의 일원으로 교회안팎을 넘나들며 하나님을 전하고 있다. 스스로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증인이 되기를 자청하며 그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9년 전 오로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목적으로 PK의 사역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파워 워십 또는 힙합 워십이라고 불려졌다. 생소했지만, 여러 방송사들을 통해서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창 어린 청소년들 사이에서 ‘춤’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을 때였다.

교회 안에서 힙합 춤을 활용한 예배를 드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의 전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교회학교에 새로운 부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역으로 보여졌다. 당장 예배는 할 수 없었지만, 청소년 집회에 그들을 초청해 놀라운 결단을 얻어내기도 했다.

물론 굳혀져 있는 장년층의 곱지 않은 시선은 쉽게 변할 수 없었다. 그들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예배하는 모습을 본 후에는 오히려 더 큰 호응과 박수를 전하지만, 다가서기까지가 문제였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기쁨이 사람이 가지는 ‘동안’ 외모와 그 복장 덕분에 어리게만 보이지만, 사실 그들 대부분은 20대 후반의 청년들이다. 심지어 PK팀을 이끌고 있는 장광우 단장은 어린 자녀까지 둔 30대 중반의 그야말로 아저씨 사역자다.

그저 어린 친구들의 놀이정도로 보는 시선들 때문에 이들 사역자들은 더욱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예배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고, 스스로 신앙을 다져나갔다. 각자의 삶 가운데 그리고 예배하는 모습 안에서 그들의 진심을 전하고, 하나님을 전했다.

처음 자신의 달란트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들이 ‘춤’을 통한 복음 사역을 시작했듯이, 또 다른 사역자를 키워내는 일부터 기쁘고 즐거운 교회가 되기 위한 다양한 사역들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나섰다. 어린이, 교도소, 병원, 일반사역까지 ‘춤’이라는 특수성은 오히려 그들에게 다양한 사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교도소에서는 신나는 춤을 통해 그들을 위로하고, 다운증후군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며 이를 통한 경연대회도 펼친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사역도 그들이 빼놓지 않는 중요한 사역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하나님 사역은 교회 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 약속대로 국내를 시작으로 언젠가는 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다짐을 했기에 교회 안에서의 어려움은 어쩌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CCM은 노래공연 장르가 국한돼 있지요. 그러나 춤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를 수 있어요. 특히 언어는 달라도 춤이 다른 민족은 없잖아요. 그야말로 인종을 초월해 하나 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선교사들이 그랬듯이 해외로 파송돼 나간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의료, 교육부분은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 21세기는 문화사역이 주를 이뤄야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며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리라 했던 그들의 약속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이들은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 14곳에 해외 지부를 마련했다.

지난 2006년에는 종교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중국 땅 곳곳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단동(압록강)에서 파키스탄 국경지역 타쉬쿠르칸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한 달 동안 길거리 공연을 펼친 것이다. 장장 1,400km의 길이었다. 심양, 북경, 란주, 우르무치, 캐쉬가르까지 어느 한 곳 쉬운 길은 없었다. 그러나 사람이 있고, 마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들의 사역지였다.

“비가 오면 그 비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고, 그야말로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기 위해 새우잠을 자야했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전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다. 아니 말이 통했더라도 19세 이전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 중국에서 입으로 하나님을 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몸짓 하나 눈빛 하나로 충분히 서로 교감할 수 있었다.

“한 달이 넘는 기간이 걸렸는데, 때로는 너무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또 새로운 길목에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그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매번 중국 공안을 눈을 피해 도망치듯 하는 힘든 사역이었지만 성공 후에 느낀 기쁨과 감사는 그 무엇에도 비할 바가 없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대중가요시장에 정식가수로 데뷔까지 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며 그들이 한 달여간 펼친 게릴라식 사역을 더욱 돈독히 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멀리 더 큰 사역을 펼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그들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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