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공동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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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공동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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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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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하루 평균 33명, 작년 한 해 동안 12,174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수를 따지는 사망률로 보면 24.8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자는 꾸준히 늘어왔다. 그러나 뚜렷하게 늘어난 것은 1998년 IMF 당시다. 그 해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19.9명으로 전년도의 14.1명에 비해 무려 5.8명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자살률은 줄어들었고 어느 정도 답보상태를 유지했다. 그런데 2002년 자살률은 19.1명으로 다시 치솟았고 그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여 현재 24.8명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작년 한 해 사망 원인을 분석해 보면 1위가 암이고, 그 다음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 뒤를 잇는다. 그리고 자살이 사망 원인 4위로 당뇨병이나 간질환, 교통사고 등보다도 높게 자리하고 있다. 거기다 20대와 30대에서는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로 그 심각성을 더 해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살한 사람들을 놓고 보면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자살로 죽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10대나 20대의 감수성 강한 여성들이 자살을 많이 할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30대 40대, 50대, 60대의 성인들이 많이 자살을 하고 그 중에 남자가 여자보다도 평균 2배 이상, 심지어 연령대에 따라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왜 요즘 대한민국에서 자살이 문제인가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자살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었다. 그 중에 필자가 선호하는 것은 사회학적인 접근방법이다.

약 100여 년 전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이라는 사회학의 고전을 남겼다. 그 책에는 유럽 여러 나라들의 자살통계를 분석하여 자살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함께 자살의 원인에 대해서 결론이 나와 있다.

뒤르켐의 이론에 따르면 사회의 통합 정도에 따라서 자살률이 달라진다. 사회의 통합이 낮아지면 아노미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법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법은 법률적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규제하는 규범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아노미는 사람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현실이 이를 따라주지 못할때 나타난다고 한다.

주로 경제적인 면에서 자신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고 오히려 사는 것이 더 어려울 때 나타나는 것이다.

아노미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남긴 미국의 머튼이라는 사회학자는 아메리칸 드림이 이러한 현상을 낳는다고 했다. 즉 미국에서 노력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꿈꾸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결과는 아노미로 인해 자살이나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대한민국은 바로 이 아노미에 빠져 있다. 경제적으로 급성장하여 사람들의 기대치는 높은데 사회는 이미 저성장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더군다나 성공지상주의나 경제중심주의로 인해서 사람들은 경제적 부를 얻기 위해서 무슨 방법이든 가리지를 않는다.

한 번만 잘 되면 자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이 사람들의 심리에 보편적으로 깔려 있다. 그래서 크게 벌릴 수 있는 있는 ‘한 탕’을 찾고, 인생의 역전을 만들어줄 ‘한 방’만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한 방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결국 대다수는 불안정한 삶의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참된 공동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교회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실제적으로 그런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만 신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참 공동체는 그 구성원들에게 바른 가치를 심어주고 그로 인해서 사회에 이바지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일로 인해서 사람들이 그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지고 통합되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통합의 가능성이 바로 코이노니아로 이야기되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이다. 인생의 한 방을 찾아 떠도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이야기하고 그들을 이 가치로 묶을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로 교회가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것이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 교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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