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화를 위한 한국교회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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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화를 위한 한국교회 역할은 무엇인가
  • 표성중
  • 승인 2008.10.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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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를 넘어 ‘통합적 사회책임’ 감당해야
▲ 기윤실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교회의 통전적 사회책임을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의 개념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이해함에 따라 사회복지적인 측면이 너무 강조된 경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즉, 이로 인해 환경, 자원봉사, 소수자 인권, 장애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려 등 보다 통전적인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전이 부재했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가운데 기윤실은 사회복지를 넘어 통합적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교회상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지난 6일 장신대 여전도회기념음악관에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 2.0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모색했다.


#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배워야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한국교회에 주는 함의’라는 주제로 발표한 양용희교수(호서대 사회복지학과)는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사내 사회봉사단을 조직하여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교회도 한국기업의 사회적책임의 현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양교수는 “한국교회와 한국기업의 성장은 유사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한국교회와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년 사이에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했다. 사회에 대한 영향력도 매우 커졌다. 세계적으로 큰 교회와 기업들도 탄생했다. 또한 사회적책임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있어서도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교회가 기업과 유사한 위치에 놓여 있는 만큼 교회와 관계를 맺게 되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사회적책임을 감당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 공공신학적 체질개선 필요

노영상교수(장신대 기독교윤리학)는 공공신학에 기반한 교회의 공공성과 사회적책임을 강조했다. 노교수는 “교회적 신학은 교회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신학인 반면, 공공신학은 사회참여 부분에 있어 더 적극적이고 행동적이다”고 언급했다.


공공신학의 수용은 오늘날 한국의 종교적 상황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 노교수는 “초창기 한국교회는 개회의 물꼬를 트고,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이끌었고, 정부수립의 주요 인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적 리더로서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이런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으며, 이와 동시에 교회의 침체는 개신교 전반에 무기력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교수는 “교회가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을 다하려면, 그 의무에 대한 선언적 내용을 말함으로만 마무리되지 않는다. 그에 앞서 교회의 공적 책임을 위한 역량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교회의 신학적 체질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신학은 그간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온 한국교회의 전통에 비해 신학의 공공성을 너무 표피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노교수는 “지금의 신학은 강력한 사회적 리더십을 갖기에는 협소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사회적책임과 공공신학과 그리고 교회의 사회 정책적 관여를 위한 사회 윤리적 고찰의 필요 등 공공신학에의 기본적인 논의들을 통해 교회의 신학과 교리 및 신자의 바른 태도 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정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 복지를 넘어 통전적 선교로

환경문제와 관련해 교회의 책임을 강조한 김영균목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위기, 에너지위기와 식량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임받은 교회가 환경ㆍ에너지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목사는 “한국교회가 맘몬의 질서에 정신을 뺏긴 동안 하나님 보기에 참 좋았던 창조세계, 창조질서가 파괴되어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생존의 위기 앞에 우리 교회는 회개해야 하며, 죽음의 질서에서 돌아서야 한다”며 시대의 징조를 바로 읽고, 나눔과 섬김의 복음을 회복할 때 교회가 짊어져야 할 시대적 사명, 사회적 책임이 분명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청지기적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소유할 것, 에너지를 적게 쓸 것, 녹색교회 운동에 참여할 것 등을 제시한 김목사는 “창조질서 보존과 회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정과 교회의 관계성을 강조한 정혜실대표(다문화가족협회 공동대표)는 “이주노동자의 유입과 결혼이민자의 증가로 한국사회에서도 단일민족이라는 민족의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화정체성이 필요한 만큼 한국교회도 다문화가정을 품어 안을 수 있는 교회,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교회로서 이들을 전도의 대상자로 삼기 전에 섬겨야 할 사람들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다문화가정 지원 확대를 강조한 정대표는 ▲가정폭력이나 사별로 인해 생계와 자녀양육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장학사업 ▲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원연계 및 학원비지원 ▲다문화가정 환자 지원 ▲전문적인 언어교육 ▲인권활동 ▲자립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취업교육 등을 제시했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교회사역을 강조한 손병덕교수(총신대 사회복지학과)는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적 필요를 채우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지역사회의 사회복지관, 시설, 그리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와 협력하에 전개되는 전문사회복지 실천에 기독교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손교수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기반 취약상황과 지역의 사회복지적 욕구를 고려하되 지자체의 복지계획을 살펴보아 이미 실행되고 있는 사회복지계획과 중복을 피하고 지자체 혹은 지역사회복지기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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