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이웃의 기쁜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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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이웃의 기쁜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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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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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호목사 <하이기쁨교회>

당시 로마 제국의 3대 항구 중 하나였던 고린도 지역의 입지 조건 덕분에, 고린도교회에는 굉장한 부자들이 많았다.

사도 바울이 개척한 많은 교회들 가운데 빌립보, 베뢰아, 데살로니가, 고린도 지역의 교회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풍요로웠던 것이다.

그런데 고린도교회는 재물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교회에는 없어야 될 문제까지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사도 바울이 1년 6개월 동안 전도해서 세운 고린도교회를 이후 아볼로가 이어서 섬기게 되는데, 후임 목회자인 아볼로가 먼 길을 걸어 바울을 찾아와서는 분파 문제를 비롯한 고린도교회의 많은 문제들을 털어놓으며 하소연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계속해서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연보를 모으게 했다.

바울 자신은 자비량 선교사였지만, 예루살렘교회의 어려운 형편을 어떻게든 도와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성을 다해 이 일을 추진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남달랐을 뿐 아니라, 사람 섬기는 일에도 열심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연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로부터 아주 험한 말을 듣기도 했다.

즉,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이 겉으로는 자비량하는 척하더니 뒤로는 돈을 빼내간다는 둥, 듣기에도 민망한 오해의 말들을 했던 것이다(고전 9:3-4).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과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뜻을 굽히지 않고, 차근차근 고린도 교인들과의 관계를 회복한 후, 곧 이어서 연보를 많이 모으라고 또 다시 설득한다. 이렇게 열정적인 노력 덕에 바울은 많은 교회들로부터 큰돈을 모을 수 있었다.

또한 바울은 로마 교인들에게는 연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소한 오해라도 없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중보기도를 부탁한다(롬 15:30-33). 그리고 사도행전에는 바울이 실제로 목숨을 걸고 예루살렘에 가서 연보를 전달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고린도전후서와 로마서, 그리고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가는 사도행전 20-21장의 이야기를 이렇게 다 통(通)으로 묶어서 보면, 사도 바울에게 있어 연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연보 문제는 1500여 년 전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셨던 이웃 사랑 율법의 실천에 다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기 19장을 통해 이웃 사랑의 방법들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를 테면 화목제 희생을 드리면 희생 제물을 다음날까지 다 먹고 남은 것을 불태우라고 하셨다.

아무리 대식가라 하더라도 화목제로 드린 소 한 마리를 이틀 만에 다 먹을 수는 없다. 이는 감사한 일이 있어서 화목제 희생을 드릴 만큼 부를 누리는 사람은 고기를 사먹을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과 함께 희생의 고기를 나눠 먹으라는 뜻이다.

또한 곡물을 벨 때에 가난한 자들이 이삭을 주을 수 있도록 모퉁이는 남겨두고, 포도원의 모든 열매는 다 따지 말며,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레 19:9-10). 가을이 되어도 추수할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라는 말씀이었다.

이처럼 부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아끼고 정성껏 마음을 쏟아 보살피라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계명과 율례와 법도의 큰 축이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는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통(通)으로 함께 가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 하나님의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필자는 올해 8월 둘째 주에도 경상남도 의령군 대의면이라는 곳에 일주일간 머물며, 그곳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뿌리기사역’을 한다.

1988년부터 매년 쉬지 않고 해온 이 사역은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교회가 없어 복음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으며,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곤고한 형편에 처해계신 그분들의 삶의 자리로 낮게 내려가, 예수님의 마음으로, 성경 속 하나님의 사람들의 마음으로 그분들과 함께 깊은 정(情)도 나누고 가장 소중한 복음도 나눈다.

계속되는 폭염주의보도,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땀방울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 의령군 대의면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끊을 수 없으며, 그곳에서 울려 퍼질 하나님과 이웃의 기쁜 웃음소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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