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찬송가 저작권 왜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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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찬송가 저작권 왜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나?
  • 이현주
  • 승인 2008.07.29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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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 실무관리 능력 전무... 21세기찬송가 사용 거부까지 확산 조짐
 

찬송가 저작권 로얄티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지난 2005년 말 21세기찬송가가 발간되고 나서부터다.

 
새찬송가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한 저작권 관리업체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곡에 대해 확인작업을 시작했고, 이후 외국곡을 관리하는 카피케어 코리아와 한국 음악가들의 곡을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콤카)가 각각 저작권 침해사실을 확인했다.
 

기존 통일 찬송가에 사용되던 곡과 함께 21세기 찬송가에 새롭게 실린 곡까지 이 두 저작권 관리업체가 관리하는 곡은 총 40여 곡. 청구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현행법상 비상업적 공익물이라는 점이 인정된다 해도 곡당 최하 5~8원의 로얄티가 청구된다.

 
현재, 카피케어 코리아는 판매부수를 기준으로, 콤카는 제작부수를 기준으로 로얄티를 청구한다.
 

또 콤카의 경우 신탁계약에 따라 저작물로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자의 음악 전체를 위탁하고 있다. 찬송가공회가 저작권자의 양도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법적인 효력을 얻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회가 양도를 받았다 하더라도 콤카에 신탁하기 이전에 양도 받은 것만 효력이 있다는 것. 신탁 이후에 양도한 곡에 대해서는 권리가 협회에 있어, 사실상 양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콤카측의 설명이다.
 

로얄티 소식을 접한 한 기독교 시민단체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회가 21세기찬송가를 발간하는데 10년 이상을 소요했고 연간 재정비용만 수억원을 들였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 하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해왔다는 점이 이번 저작권 침해 사건을 통해 재확인 된 것이다.

 
저작권 단체 관계자들도 “전혀 음악이나 시장상황을 모르는 분들이 일을 하고 있어 놀랐다”며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찬송가를 만드는 일이 이렇게 허술하게 진행되는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료 청구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은 앞으로 성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전망이다. 양측이 제시한 금액이 총 7~8억에 이르며 되돌려 받거나 합의로 액수를 차감한다 하더라도 수억 원에 이르는 부담은 찬송가 발행비용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제작, 판매될 찬송가에도 계속해서 연간 로얄티가 청구되기 때문이다.

 
로열티가 청구되는 곡들이 21세기찬송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새찬송가 사용 중단이나 교단별찬송가 제작 논의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최근 공회가 교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단법인을 불법적으로 설립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법인허가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21세기찬송가 사용거부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교계 일각에서는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투명한 재무관리 능력이 없는 실무진을 믿고 일을 맡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면서 찬송가 출판권 회수와 주요교단 중심의 새로운 찬송가 연합기관 발족까지 다양한 논의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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