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칭찬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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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칭찬수업’
  • 정재용
  • 승인 2008.07.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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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부모님 칭찬하며 관계회복 - 마지막 시간은 부모님 초청해 함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듯이 칭찬의 힘은 때로는 아주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인천의 한 중학교 도덕 수업을 통해 주어진 ‘부모님 칭찬하기’ 수행평가는 7년 동안 이어지면서 많은 가정이 회복되고 변화되었음을 증거하고 있다. 한반에 7~10명의 결손가정이 있을 만큼 가정해체 위기의 시대를 겪고 있는 이때 많은 가정들이 칭찬수업을 통해 다시 세워지기를 소망해본다. <편집자주> 

▲ 마지막 수업에 진행되는 세족식은 부모님께 사랑을 전하고 자식을 축복하는 시간이다.

급증하는 이혼율과 청소년들의 탈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칭찬’을 통해 관계와 가정을 회복시켜나가고 있는 칭찬수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칭찬은 상처, 서운함, 미운 감정을 치유시켜주고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훌륭한 도구”라고 강조하는 인천 간재울중학교 김상복교사(성암성결교회 안수집사)는 2002년부터 학생들이 부모님을 칭찬하는 독특한 수행평가를 통해 많은 가정의 회복을 이뤄나가는 특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7년 전 동료 교사가 고등학생 아들의 칭찬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감동을 받아 ‘아들과 더 깊은 대화를 위해 노력하게 됐다’는 사연을 듣고 칭찬수업을 시작하게 된 ‘칭찬전도사’ 김상복선생은 칭찬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반드시 경험할 것을 권유한다. 

# 칭찬은 시작이 반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부모님을 칭찬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그 첫 번째 준비가 바로 네 줄짜리 칭찬일기다. ▲칭찬 언어를 표현한 상황 ▲표현한 말 ▲부모님의 반응 ▲나의 생각 등 네 줄의 간단한 칭찬일기에 두 달 동안 부모님과 나의 반응과 변화를 기록해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부모님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 간재울중학교 김상복교사
김상복선생은 “처음에는 ‘부모님을 몰래 칭찬하라’고 하면 학생들은 ‘어떻게 부모님을 칭찬하는가’에 대한 의문과 ‘무엇을 칭찬해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지만 곧 칭찬이 가져오는 수많은 감동들은 의문과 고민을 끝나게 만든다”고 전했다.

첫 칭찬의 경우는 대부분 익숙하지 않고 그동안의 쑥스러움과 무뚝뚝함으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해내는 경우가 많다.

-A군의 첫 일기 : “학교에서 돌아와 맛있는 밥을 챙겨주신 어머니께 ‘와!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겨있어요’라고 했더니 어머니의 반응은 ‘너 너무 느끼해’라고 하셨다. 힘들게 말한 칭찬이었는데...”

-B양의 첫 일기 : “생일날 어머니께 ‘엄마 때문에 내가 있어요. 감사해요.’라고 했더니 어머니의 반응은 ‘나는 너 낳느라고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라고 하셨다. 무뚝뚝한 반응이었지만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

-C군의 첫 일기 : “어떻게 칭찬을 해야 할지 몰라서 대뜸 ‘엄마! 사랑해요!’라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라고 하셨다. 용기내서 한 말이었는데...” 

# 칭찬이 만든 변화

이처럼 처음에는 멋쩍은 상황을 연출해내던 칭찬은 두 달 동안 계속되면서 학생들은 수업시간마다 네 줄 일기를 발표하며 칭찬으로 인해 생긴 변화와 감동의 보따리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D양의 일기 : “투병중인 아버지 대신 일을 하시는 어머니 생신에 선물을 드리며 ‘저는 엄마가 있어 정말 든든해요’라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고생은 엄마가 할 테니 넌 건강하기만 해라’라고 하셨다. 가슴 한끝이 찡했다. 밝게 웃는 어머니의 모습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E군의 일기 :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오신 어머니께 ‘어머니! 사랑해요!’라고 했더니 ‘나도 사랑한다’라고 하셨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들으니 기분이 묘했지만 어머니께서 좋아하셨다. 오른손으로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셨던 어머니의 왼쪽 어깨가 흠뻑 젖어있었다.”

칭찬으로 인해 생겨나는 변화에 김상복선생은 “처음에는 칭찬을 어떻게 할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칭찬 예문까지 만들어 주지만 나중에는 다양한 모습의 감동을 전해들을 때는 정말 감사한 일들이 가득하다”며 “아이들은 부모님을 칭찬하면서 부모님의 눈물과 한숨, 아픔, 행복을 몰래 훔쳐보며 마음으로 느끼고 이해하며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싱거웠던 반응들의 네 줄 일기가 학기가 끝나갈 무렵이면 감동의 이야기들로 가득 하다는 것이다. 

# 눈물의 세족식

칭찬수업은 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그동안 학생들이 칭찬과제를 비밀리에 진행해오던 것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부모님들에게 알리고 학교에서 자녀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된다. 수업시간은 밤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김상복선생은 “낮에는 부모님들의 참여가 저조해서 퇴근 후인 저녁시간을 이용하게 됐다”며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함께 자리하게 된다”고 했다.

부모님들이 모이면 학생들과 함께 그 동안의 칭찬사례들을 나누며 1시간 30분 동안 웃음 꽃을 피워나가게 된다. 네 줄 일기를 통해 자녀들의 변화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변화도 크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 것.

마지막 30분은 칭찬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맨발로 기다리는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이 세숫대야를 들고 다가가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라는 고백과 함께 발을 씻겨드리는 시간이다. 김상복선생은 “이 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며 “항상 부모님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녀를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고 증언한다.

김교사의 칭찬수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망대화수업’으로 이어진다.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학생의 반응과 부모님의 반응을 분석하고 대화의 방법을 바꿔나가는 수업이다. 김상복선생은 학생과 부모 간에 어떤 방법으로 서로에게 더 좋게 말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며 대화의 단절을 치유해나가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부모님들과 수업을 하는 시간에는 주변의 많은 분들이 함께 기도로 참여해준다”고 전하는 김상복선생은 “하나님께서 주신 언어 중 최고는 바로 사랑의 언어”라며 “칭찬을 통해 마음을 열고 관계를 회복해 모든 가정들이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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