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통해 주시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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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통해 주시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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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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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호목사 <한시미션>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교회 내부에 있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한국 교회가 이러한 문제들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서 불안하게만 보아서도 안 된다. 현재 한국 교회 자체의 문제에 지나치게 붙들린 나머지, 21세기에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신 시대적 사명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일은 한국 교회의 모든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고 난 이후에야 진행된다는 식의 단순한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성경에 나오는 고린도교회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과연 갖추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는 교회였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자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고린도 교인들이라 할지라도, 예루살렘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보았다. 비록 신앙적으로 깊이 성숙하지 못한 고린도 교인들이라 할지라도, 연보를 모아 예루살렘교회를 돕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고린도교회를 개척한 바울 자신을 향해서도 근거 없고 부당한 말을 하는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예루살렘교회를 돕는 일에 열심을 내라고 당부한다(고전 16장; 고후 9장). “매주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이를 얻은 대로 저축하여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 내가 이를 때에 너희의 인정한 사람에게 편지를 주어 너희의 은혜를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게 하리니”(고전 16:2-3).

사도 바울이 만약 고린도교회가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후에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연보를 통한 아름다운 구제 사건은 성경 속에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고린도교회 내에서 사도 바울의 활동은 일면 모호해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계를 따르는 명료한 방식만이 하나님의 사역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 교회의 모습이 위기이긴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볼 수 있는 시각의 전환과 믿음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가 여러 문제를 안고 있음도 사실이지만, 그와 동시에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를 위해 감당해야 하는 특별한 사명도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20세기 100년 동안 서구 신학을 모범적으로 학습해 왔다. 그런데 동시에 한국 교회는 동양 5천 년의 역사를 통해 내려온 관계 중심의 사회에 대해서도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즉, 한국 교회는 관계 중심적이라는 동양의 정서 기반 위에, 계약 중심의 서구적 기독교 수용을 바탕으로 기독교를 발전시켜 냈고,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공존되어 있는 세계 유일의 예시인 ‘한국의 기독교’로서 서게 되었다.

즉, 한국 기독교는 동서양을 아울러낸 토양 위에서 관계와 계약을 함께 아우르고, 성경도 부분이 아닌 전체를 통(通)으로 읽어내는 방식을 체득했다고 볼 수 있다.

성경의 부분이 아닌 전체를 통(通)으로 보려는 노력은 신구약 성경 66권 전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균형 있게 인식하게 하며, 이를 통해 시대 상황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진리를 깨닫게 한다.

이와 같은 한국 기독교의 성경 읽기 방식은 서구 신학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성경읽기 방식, 즉 기독교의 유일한 경전인 성경의 해석방식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점이 온 것이다.

성경 앞에 바로 서려는 노력은 한국의 신학과 한국 기독교와 한국 교회를 놀랍게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교회의 갱신과 근본적인 방향 전환 또한 가능케 될 것이며, 한국 사회와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독교의 회복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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