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파송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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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파송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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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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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재 목사 <우리들교회>


우리들교회 청년예배에는 ‘적용’ 시간이 있다. 설교가 끝난 후 몇 사람이 올라와서 그날 들은 말씀으로 나눔을 하는 시간이다.

어떤 친구는 은혜를 받아서 눈물로 죄를 고백하고, 또 어떤 친구는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가끔은 설교시간 내내 졸았다고 죄송하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내용이야 어떻든 젊은 청년들의 솔직한 나눔이 예배를 살아나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가정의 주일을 앞둔 몇 주 전에는 앳된 얼굴의 자매가 나와서 적용을 했다. 그동안 술을 마시고 난폭한 행동을 하는 오빠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밥을 먹다가 화를 내며 밥상을 뒤집는 일이 다반사인데, 상을 뒤집는 오빠도 밉고 오빠가 뒤집어엎은 상을 묵묵히 치우는 엄마도 밉고 싫었다고 했다.

자매가 예수님을 만나고 은혜를 경험하면서 문제 많은 오빠라도 사랑하기로 결단하고 오빠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폭력적인 오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인내하기도 사랑하기도 어렵다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 모음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냐 그러나 너희가 원치 아니하였도다”(마 24:37).

예수님께서는 믿는 예루살렘을 향해 안타깝게 말씀하신다. 안 믿는 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다. 믿는 우리가 선지자들을 죽이고, 우리에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쳤다고 하신다.

가족은 구원을 위해 묶어주신 하나님의 공동체다. 영혼 구원을 이루기 위해 우리를 남편과 아내로, 부모자식으로, 형제로 파송해주셨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게 파송하신 가족을 죽이고 돌로 치는 자가 바로 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무능력한 배우자라고 무시와 원망의 돌로 치고, 말 안 듣는 자식이라고 저주의 말로 쥐어박고, 음란과 중독에 빠진 부모형제를 향해 정죄의 돌을 던지는 모습이 하나님을 믿는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 식구가 교회를 다니면서도 주님의 날개 아래 모이지 못하고, 영육 간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정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오빠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쏟던 자매는 자라면서 동네의 유명한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동네 유명한 사고뭉치 오빠의 가족이라는 게 저주로 여겨졌다고 한다.

하지만 말씀을 들으면서 오빠도 피해자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술로 온 가족을 고생만 시키다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폭력과 가난을 피해 몇 년 동안 따로 살았던 엄마, 늘 오빠를 무시하고 대드는 동생 때문에 오빠도 상처투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직은 연약하지만 자매의 눈물과 기도가 있어 그 가정이 회복될 것을 믿는다. 주님의 날개 아래, 자매와 온 식구들이 영적으로 하나 되는 날이 곧 올 것을 믿는다.

온 식구를 괴롭히고 문제만 일으키는 가족이라도 주님은 그들을 주님의 날개 아래 모으기 원하신다. 주님이 모으시는 가족을 내가 돌로 치고 내어 쫓아서는 안 된다.

주님께서 내게 보내신 가족을 이혼으로 흩어버리고, 원망과 따돌림으로 돌로 쳐서는 안 된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구원을 위해 각자의 집안에 보내진 주님의 선지자이다. 구원을 위해 나를 그 집안에 파송하셨다. 구원을 위해 술 마시고, 때리고, 망하고, 병든 식구를 나에게 파송해주셨다. 나와 내 가족의 구원을 위해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우리를 묶어주셨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부르시며 주님의 자녀를 모으시려는 안타까움이 먼저 내 식구들에게 공감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힘든 한 사람을 섬기며 영혼 구원의 사명을 감당할 때, 이웃과 민족과 세계를 향한 사명으로 우리의 지경을 넓혀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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