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변하고 가정이 편안하니 이곳이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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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변하고 가정이 편안하니 이곳이 천국”
  • 현승미
  • 승인 2008.06.02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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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행복학교 통해 신혼 되찾은 17년차 정정희·이희자 부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20세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핵가족화와 경제의 위기는 가정해체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이혼율 2위라는 불명예를 얻어야만 했고, 그만큼 한 부모 밑에서 홀로 자라거나 버려지는 아이들도 증가했다. 늙고 나이든 부모 역시 서로 떠넘기기 바쁘다. 정부에서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제정해 지키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의미가 퇴색돼 버린지 오래다. 각 교회나 단체들 역시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에 부부의 날까지 제정하고 성경적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하지만, 웬일인지 연일 가족해체설이 사회를 들끓고 있다. 이에 아동부터 노인까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처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마19:6)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여 하나님 안에서 부부됨의 인연을 맺어 한 가족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오랫동안 서로를 알아왔다 할지라도 결혼 후 서로 다른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부부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 위기를 극복하면 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몇몇은 이혼을 한다. 몇몇은 아이들이나 주변이목 때문에 서류상만 부부일뿐, 오히려 남보다 더 못할 정도로 서로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으면서 말 그대로 지옥의 삶을 살아간다.


정정희, 이희자부부(제자침례교회·이병훈목사) 역시 무려 15년 동안 상대방을 미워하며 지옥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2년 전 아내인 이희자집사의 부탁으로 지구촌가정훈련소에서 운영하는 부부행복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부부는 이곳에서 또 다른 상대방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누구보다 사랑이 넘치는 남편을 찾았다. 누구보다 배려심 많고 헌신적인 아내를 만났다.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식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부부가 결혼해서 아내는 아이 낳고 살림하고, 남편은 회사 일 열심히 하는 것. 그것이 가정의 모습이라고 배웠어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내 이희자집사의 불만은 쌓여만 갔다. 가정에 혼신을 다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남편의 무관심과 세 아이에 대한 무거운 책임뿐이었다.


남편 정정희성도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1남1녀로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는 남자가 밖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집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이 왕처럼 받들어주는 모습의 가정을 생각했다.


당시 집안 형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써 열심히 일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밖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았다. 모든 에너지를 밖에서 소진하기 때문에 집에 오면 그저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들어왔는데, 도대체 편히 쉴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은 눈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죠. 아내는 자꾸 불평과 잔소리를 늘어놓죠. 그럴수록 밖으로 도는 횟수가 잦아졌죠. 오히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즐거웠어요.”


결국 두 사람의 불만은 잦은 다툼으로 이어졌다. 남편은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밖에서 풀었고, 아내는 겨우 23개월밖에 되지 않은 둘째 아이에게 그 스트레스를 쏟아냈다.


“그때 막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남편과의 불화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며 젖먹이 막내까지 돌봐야 했으니 다른 아이들을 세심하게 살필 수 없었어요. 둘째가 유난히 고집도 세고 말을 잘 안 듣는 것 같았어요. 무조건 때려서 가르치려고만 했는데, 그게 사실은 남편에 대한 불만이 아이에게 표출됐던 거죠.”


자신들의 아픔과 고통에 힘들어 아이가 잘못돼 간다는 건 눈치 채지 못했다. 다른 아이에 비해 성격이 조금 사납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저 교육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조용한 수업시간에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아 우울증. 살이 갑작스럽게 찌고, 난폭한 행동을 보였던 것 모두 부모의 불화와 엄마의 우울증을 고스란히 내려받은 소아 우울증 탓이었다. 그렇게 아이는 1년 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다.


“아이가 별 차도를 보이지 않았어요. 아이들의 병은 온 가족이 함께 치유해야 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병원에 함께 갈 것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요. 그런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어요. 아이 병원비는 점점 과중되고, 남편한테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으니 정말 절망적이었지요. 그렇게 마지막으로 찾게 된 곳이 바로 부부 행복학교였어요.”


아이 병원조차 함께 가지 않는 남편이 흔쾌히 응할리 만무했다. 힘들어서 살 수가 없으니 제발 숨 좀 쉬게 도와 달라며 남편을 설득했다. 당신은 잘못이 없다니 나를 위해서 한 번만 같이 가달라 애원했다. 힘들게 부부행복학교를 찾았지만, 남편은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부부행복학교는 리더 부부와 함께 4~5쌍 부부의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는데, 같이 밥조차 먹고 싶지 않았어요. 날 그냥 내버려두라고 소리쳤지요. 뿐만 아니라 아내가 극히 개인적인 우리 이야기를 하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심하게 반발했던 정정희성도는 부부행복학교를 거치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서로의 다른 점을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조금씩 알게 됐어요. 내 행동에 아내가 그런 마음이었겠구나. 상처가 됐겠구나. 내 사랑 표현이 잘못 받아들여진 것을 알게 됐지요. 안아주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고, 도와주는 방법을 배우게 됐어요.”


뿐만 아니었다. ‘싫어’, ‘몰라’, ‘아니야’밖에 모르던 아이가 웃기 시작했다. 소리 지르는 횟수도 줄었고, 많이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1년 동안 공들여 병원에 다녀도 달라지지 않던 아이가 변했다. 부부관계가 회복이 되니까 가정이 회복됐다. 마음이 즐거우니 사업까지 번창했다.


“저는 밖에서는 그야말로 일 잘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성품 좋은 사람이었지요. 그런데 집에서는 ‘됐어’, ‘그만해’, ‘안 해’ 딱 세마디밖에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내에 대해 알게 되고 배우게 되니까 그 아픔을 알게 됐어요. 지금까지 17년 중 15년은 억지로 살아왔고, 지금 

2년이 진짜 신혼이라는 아내의 이야기 들을 때마다 스스로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술, 담배 안하고 밖에서 놀지 않아도 오히려 이제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정정희 성도. 그는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이 변하고 집도, 일도 모든 것이 편안해 졌다며 집이 곧 천국이라고 행복해했다. 


가정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믿음생활을 하게 된 아내를 따라 지난해부터는 교회도 다니게 됐다. 이제 1년밖에 안된 햇병아리라며 얼굴을 붉히는 정정희성도는 그러나 누구보다 교회봉사에 열심이다.


“물질이 넉넉해서가 아니라 삶이 넉넉해지니 마음까지 넉넉해져요. 작은 것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 넘쳐나요. 예전엔 무조건 피하기만 하던 아이도 이제는 먼저 와서 포옹해주고, 어찌나 애교가 넘치는지 몰라요.”


행복한 가정이 됐지만, 부부는 여전히 부부행복학교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가꿔가고 있다. 또 작은 문제로 서로에게 알지 못하는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하는 훈련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오히려 리더자로서 또 다른 부부들의 관계회복을 돕고 있는 그들을 통해 가정과 교회 부흥의 밝은 미래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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