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마리아인 법안’ 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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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 법안’ 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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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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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안토니오 가우디는 스페인이 배출한 세계적인 천재 건축가이다. 그는 하나님과 자연과 예술과 함께 살면서 결혼도 못하고 작품활동에 매진하여 훌륭한 건축물들을 많이 남겼다.

가우디가 1883년에 설계하여 착공한 ‘성 가족교회(Sagrada Familia)’는 1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건축하고 있다. 그는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에서 받은 모티브가 모든 작품에 그대로 표현되어 예배당 전체가 하나의 자연을 형상화한 성스럽고 웅대하면서도 아름다운 걸작이다.

가우디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특별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병약하여서 조용한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나무, 꽃, 새, 동물, 물고기들, 흙, 물, 공기, 구름 등을 관찰하는 직관이 발달하여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먼저 모형을 만들어놓고 난 후에 설계도면을 그렸다는 천재적인 건축가였다.

그는 한 평생 건축 외에는 다른 일을 해 본 일이 거의 없었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저서도 없고, 여행도 하지 않았으며, 정치나 사회활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신앙심이 깊어서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운 건축예술에 표현하는 신앙고백적인 작품활동을 하였다.

가우디는 평생 40여 작품을 남겼으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엘 공원(Parque Guell)’도 가우디가 설계하였고, 그 곳에서 평생의 친구이자 재정적 후원자인 구엘과 함께 살다가 74세 되던 1926년 6월 1일 새벽 미사 가는 길에 고통사고를 당하여 이틀 후에 세상을 떠났다.

문제는 그가 교통사고를 당하였을 때 긴급구조를 받지 못하여 이틀 동안이나 방치된 상태에서 물과 피를 다 흘리고 “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을 부르며 운명했다는 것이다. 가우디가 사고를 당한 후 이틀 동안 신원을 알지 못하는 행려자로 취급되어서 택시기사 4명이 승차 거부를 하였고, 다섯 번째 택시기사가 병원까지 그를 수송하였다.

가우디가 불의의 사고로 객사하는 불행한 일을 당하였지만 부상당한 그를 구조하지 않고 승차를 거부했던 4명의 택시기사는 죄책감과 수치심 때문에 그 도시에서 살지 못하고 떠났고 진료거부한 병원도 부끄러움을 당했다고 한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스페인 사람들은 응급구조 활동에 새로운 운동이 일어나서 선한 사마리아인법과 같은 법이 제정되어 많은 인명이 구조를 받게 됨으로써 그의 죽음이 한 알의 밀알이 되었다고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 법은 도움이 필요한 상대방을 선의의 의도로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손해를 본 경우 책임을 감하거나 면책하는 법이다.

현재 미국의 몇 개 주와 프랑스, 독일, 일본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구조 의무가 있는 자가 구조를 유기한 때(일본)’는 징역이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의 가장 근본적인 취지는 ‘생명 사랑’과 ‘사회적 연대의식의 강화’에 있다. 개인의 불행을 사회가 연대적인 책임을 지고 돕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이 선한 사마리아인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살리는 이 법안이 속히 시행되어 위험에 처한 많은 이들을 보호하고 119 구조대원들과 같은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활동에 안전장치를 하며, 생명 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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