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공헌 무시한 역사교과서 문제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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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공헌 무시한 역사교과서 문제점 지적
  • 윤효중
  • 승인 2008.03.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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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근ㆍ현대사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연구에 많은 노력 기울여야

“현재 일선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가 개신교의 근․현대사회에 미친 영향을 왜곡․폄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신대 성결교회역사연구소의 주최로 지난 26일 서울신대 우석기념관에서 열린 ‘제12회 영익기념강좌’는 ‘한국 기독교와 역사교과서’라는 주제를 통해 역사교과서의 개신교에 대한 잘못된 서술을 비판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박명수교수(서울신대)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기독교 서술의 문제점’이라는 발제를 통해 “일선 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가 개신교에 대해 왜곡․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신교의 설명에 너무 소홀하다”고 전했다. 또한 금성출판사의 이 역사교과서는 일선 고등학교 공급에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 교과서가 한국 근․현대에 있어 언론, 교육, 의료, 한글보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축소 설명하고 있다”며, “이것은 한국 근․현대사를 보다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지 못한데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성경은 종교서적임과 동시에 한글을 가르치는 한글교과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설명하며, “이 같은 성경은 당시 근․현대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의 한글보급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복음주의적 선교를 마치 제국주의와 동일시하는 듯한 서술에 대해서는 매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불교, 유교는 종교역사를 뛰어 넘어 한국사로 다루고 있는 반면, 개신교는 한국의 문화를 설명하는데 있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며, “근대 사회를 설명하려면 무엇보다도 개인주의, 민주주의, 합리주의, 자본주의, 남녀평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근대 사회의 가치를 이 땅에 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개신교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개신교는 충분히 서술 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근대사회는 합리적인 과학정신에 근거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미신에 매여 살고 있던 조선 사회에 교육과 의학을 통하여 서구의 합리적인 과학정신을 심어준 것도 기독교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신교의 역할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과거 불교나 유교가 각각 그 시대의 선진문명을 들여와서 한국문화의 발전에 기여했던 것처럼, 개신교도 서구 근대 사회를 한국에 소개하여 오늘의 한국을 만드는 데 기여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한국의 긴 역사 가운데 지난 세기만큼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세기는 없었으며, 그 한복판에는 개신교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일제의 탄압시기 개신교의 독립운동에 대해서도 축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데에는 기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강조하며, “당시 기독교는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었으며, 이 조직을 통해서 3.1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현재 한국의 개신교 인구는 전체 한국 인구의 20%에 이르고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개신교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한국에 들어왔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면 ‘한국 근․현대사’는 제대로 쓰여진 교과서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나타나게 된 원인으로 박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가 과거 역사의 계승에만 관심을 가진 나머지 오늘의 한국 사회의 뿌리를 추구하는 데 게을렀기 때문이며, 한국 근․현대사가 지나치게 폐쇄적인 민족주의적인 입장에서 쓰여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근․현대사가 지나치게 정치 중심적으로 쓰여 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과서 왜곡에 대한 해결방안도 제시됐다. 박 교수는 “한국의 역사학자들과 한국 개신교 교회역사가들과의 적극적인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각 대학에 있는 기독교역사학자들과 교회사학자들이 만남을 가져 상호간의 인식의 틀을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현재 역사교과서에 대한 보충자료를 만들어서 기독교인 역사교사들과 미션스쿨에서 이것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많은 교회사 교과서들이 있지만 이것을 쉽고, 대중적으로 서술하여 역사교사들과 고등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평을 맡은 이은선교수(안양대학교)는 “왜곡된 내용을 정확하게 꼬집고 어떻게 바로잡아야할 것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독교계는 기독교가 근․현대사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연구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에 앞서 이주영명예교수(건국대학교)는 ‘서양의 근대화와 개신교, 그리고 그 한국적 파장’에 대한 발제를 통해 “개신교가 서양의 문명화, 또는 국가발전에 기여한 사실은 분명하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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