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고난 생각하며 보내는 '절제와 나눔의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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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고난 생각하며 보내는 '절제와 나눔의 사순절'
  • 정재용
  • 승인 2008.02.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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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와 미디어 금식 등 실천적 신앙생활 이어가야
▲ 사순절로 지키는 40일 동안 성도들은 십자가만 바라보며 기도해야 한다.

기독교에서 지키는 절기 중 가장 중요한 절기는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과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부활절일 것이다. 그중 부활절을 앞두고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하며 지내는 사순절이 지난 6일 설날 연휴와 함께 시작됐다. 많은 교회들이 40일 작정기도, 특별새벽기도, 금식, 제자훈련 등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며 지내고 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2008년은 3월 23일)의 전(前) 주일인 종려주일까지의 주일을 뺀 40일 동안의 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는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살이 찢기고, 피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면서 회개하고 기도하며 영적인 부분을 돌아보고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명심해야 할 것은 사순절 기간에는 자기 자신의 영적 회복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죄짐을 내려놓는 진정한 회개와 마음속으로 용서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화해의 시간, 또한 소외당하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나눔의 마음들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 기도

40일 동안의 작정기도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시기를 놓쳤다거나 시작했으나 중도에 실패한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주변사람들과 기도그룹을 만들어 다시 시작해보자. 하루도 빠지지 않고 40일을 채우며 예수님을 기념하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겠지만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중보하며 회개와 경건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18장 20절에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디모데전서 2장 5절은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기도를 하는 주체는 사람이지만 함께 하시는 이도, 하나님과의 사이에 중보하시는 이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심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순절 기간 동안 삶 가운데 기도로 십자가를 바라본다면 중보자이신 예수님의 살아계심을 다시 한 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절제

수세기 동안 사순절은 엄격한 규율로 음식 등을 절제하며 내려져 왔지만 시간이 흘러 행위보다는 의미를 중요시하는 합리적인 세상으로 변하며 절제보다는 기념에 중점을 두며 지내지고 있다. 하지만 삶 가운데 절제를 통해 예수님의 죽으심을 애통해하고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끼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며 절제의 노력을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 손이 닿기 쉬운 책상이나 식탁, 현관에 ‘절제저금통’을 하나 올려놔보자. 한 끼 금식을 해서 또는 삶을 즐기기 위해 사용되던 오락비용을 저금통에 넣고 조금 더 경건해지려는 노력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미디어금식도 경건한 사순절을 보내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핸드폰, PMP, TV, 컴퓨터, MP3, 디지털카메라 등 현대인들의 생활필수 가전제품들은 조그만 틈이라도 나면 그곳에 빠져들게 한다. 잠시 이런 것들을 접어두고 십자가에 달리실 예수님을 생각하며 인터넷 사용을 줄이고 TV리모콘을 잠시 멀리하는 등 절제된 미디어생활 대신 기도시간을 늘리고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보자. 중요한 것은 절제하는 시간동안에 십자가를 바라보는 경건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 나눔

사순절 기간 동안 가족과 친구,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며 사랑을 전한다면 이도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다. 닫힌 마음 때문에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기도하며 다가서보자. 부모와 자녀 사이에 또는 부부 사이에, 공부하느라 연락을 못했던 친구들과 선생님, 제자들 사이에도 먼저 다가가 함께 기도하며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면 사순절 십자가의 의미를 더하게 될 것이다.

소외된 이웃도 돌아보자.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며 구제와 섬김의 사역도 강조하셨다. 야고보서 2장 8절에서도 “너희가 만일 성경에 기록된 대로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하신 최고의 법을 지키면 잘하는 것이거니와”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명하신 법을 따름으로 십자가 보혈의 피를 기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기아대책 김태훈목사는 “예수님께서 세리와 창기들을 외면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이웃사랑은 새 계명의 중심사상이며 사순절에 기독교인들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 변화

사순절이 지난다고 해서 우리의 경건생활이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곧 다가올 종려주일. 사람들은 호산나를 외치며 나귀를 타고 오시는 예수님을 기쁨으로 찬양하지만 곧 십자가에 달리실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지내는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통을 기념하는데서 그치면 안 될 것이다. 십자가 고난을 삶 가운데 체험하며 우리 육신의 죄인 된 모습들을 버리고 십자가의 믿음 안에서 다시 살아가려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라디아서 2장 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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