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화재 무방비 노출…해당 교회가 관리 떠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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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문화재 무방비 노출…해당 교회가 관리 떠맡아
  • 현승미
  • 승인 2008.02.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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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예방 관리로 교회 역사보존 나서야

숭례문이 사라졌다.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이 불과 5시간 만에 화재로 불에 타버린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사람들은 방화범에게 그 첫 번째 죄를 물었지만, 문화재에 대한 정부의 관리소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기독교 문화재 역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


기독교 역사가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의 노력으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몇몇 기독교 문화재들이 국가 혹은 지자체의 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 2004년에는 파격적으로 순천 기독진료소를 비롯한 기독교 건축물 10여개 근대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해서 국가차원에서 큰 혜택이나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다. 불교처럼 몇 백 년, 몇 천 년 이상이 돼야 국보로 지정될 수 있고 관리비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기본적인 관리는 해당 교회나 기관이 도맡게 되며, 건물의 개보수시 필요한 제반 사항 등을 국가가 보조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성공회 강화읍교회는 한국성공회의 대표적 유적지. 언덕 위에 자리한 기와와 목재로 지어진 한국적인 전통양식 교회당 건물로 사적 제424호로 지정돼 있다. 1900년대 영국 선교사가 외래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우리 전통 건축양식을 취해 만든 건물이다.


김제 금산교회는 전북문화재 자료 제136호로, 전라북도에 남아있는 기독교 초대건물로는 유일하게 문화재로 보존돼 있다. 평양 장대현교회부터 시작된 조선말기의 교회들이 남녀 7세 부동석이라는 유교적 전통을 반영해 만든 구조로 그 역사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각각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준배 신부와 이인수목사가 관리를 맡고 있다. 두 곳 모두 내부에 소화기가 설치돼있지만, 숭례문과 마찬가지로 단 시간 내에 불을 끌 수 있는 스프링클러는 찾아 볼 수 없다. 정기적으로 관할 경찰서에서 순찰을 나오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그대로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화재 우려가 있는 목재건물은 많은 물에 노출될 경우 나무가 쉽게 썩고 부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스프링클러에 의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평소에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로 예방해야 한다.


그런데 숭례문 방화범은 정부와 사회에 불만을 품고 이같이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최근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확대되고 있는 이때에 기독교 문화재의 경우 이 같은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돼 있다.


금산교회의 경우 주변에 이방신을 모시는 신당이 많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기독교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이들이나 타종교로부터 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결국 숭례문 사건의 경우 관리를 잘 못한 정부나 화재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소방재청을 비난 할 수도 있지만 기독교 문화재의 경우 다른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산교회 이인수목사는 “숭례문 화제사건으로 관할 경찰서와 소방서에서 다녀가는 등 화재위험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365일 사람이 건물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사탄이 역사하지 않도록 평소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목사는 “평소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하게 봉사, 복지 등에 참여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교회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예방책의 하나”라며, 또한 “한국교회의 관심아래 단순히 기독교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문화적 역사적 가치로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평소 철저한 예방 관리만큼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 역할과 위치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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