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애, 아름다운 하나님 음악 정착시키는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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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애, 아름다운 하나님 음악 정착시키는데 쓰겠습니다”
  • 현승미
  • 승인 2008.02.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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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음악’의 저자 김성기집사

주일 오전 11시, 교회 본당에서 찬양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나님께 은혜로운 찬양을 드리는 시간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뒤쪽에선 성도 둘이서 무언가 머리를 맞대고 소곤소곤 이야기에 한창이다.


저만치 중간쯤 엄마를 따라온 듯한 어린 학생이 지루한 표정으로 연신 하품을 해대고 있다. 아예 팔짱을 낀 채로 입도 뻥긋하지 않는 이도 눈에 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예배와 찬양시간의 풍경이 웬일인지 경건치 못한 모습이다.


“찬양은 하나님이 예배 중 받으시는 가장 귀한 예물입니다. 그런데 많은 크리스천들이 찬양에 대한 본질을 잊고 있는 것 같아요. 찬양 중에도 머릿속에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지요. 하지만 이런 모습은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어요.”


김성기집사는 ‘찬양’에 대해 사람이 자기 형편에 따라 혹은 자기 사상에 따라 은혜롭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고운 목소리로 음정, 박자에 맞게 찬양을 잘 한다고 해서 은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갈한 모습과 표정, 하나님을 생각하는 마음, 물론 찬양하는 음성까지 좋다면 금상첨화.


“최대한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찬양드려야지요. 받으시는 분이 흡족해 하시면 그 예배의 모든 것이 좋을 수밖에 없지요.”


김집사는 충북 진천의 시골마을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때의 신앙생활이 자칭 ‘음악 문외한’이었던 그를 음악과 찬양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이끌었다.


“꽤 오래 전이지요. 75년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날 아침 집에서 작은 다툼이 있었어요. 답답한 마음에 집 밖에 나와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교회 종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런데 마치 저를 교회로 오라는 하나님의 음성 같았어요.”


자신도 모르게 종소리에 이끌려 그 교회로 향했다. 어린시절 교회학교에 다니긴 했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이후로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당시 시골 교회에 반주자가 제대로 있을리 만무하죠. 반주자 없이 찬양을 인도하시는 목사님이 너무 어려워하시는 것 같았어요. 어린 마음에 음악을 잘해서 목사님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었지요”


이후 공부를 위해 서울로 상경한 그는 성가대를 알게 됐다. 특별히 음악 관련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4~5년 동안의 성실한 성가대 생활에 조금씩 음악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오랜 성가대 활동은 그를 자연스럽게 지휘자로 이끌었다.


“성가대 지휘자로 10여년 활동하게 됐지요. 교회 종소리에 이끌려 출석하기 시작한 이후로 병원 입원, 유럽 여행 등 딱 2번 예배에 빠지고 지금까지 한 번도 주일예배에 결석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만큼 성가대 활동도 열심이었지요. 그런데 성가대에 점점 잘하는 대학생들이 모이면서부터 스스로 공부에 대한 책임을 느끼게 됐지요.”

결국 1995년 그는 기독교음악통신대에 입학했다. 4학기 과정이었지만, 물질상의 어려움으로 5년 만에 겨우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기독교음악 지도자 자격증도 갖게 됐다.


“시대적으로 볼 때 교회음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요즘 각 대학마다 심지어는 기독교대학에도 실용음악이라는 학과가 있지요? 실용음악은 1800년대 후반에 사람을 기쁘고 즐겁게 해 주는 음악이라는 의미로 생긴 것입니다. 찬양은 분명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음악인데, 자꾸 사람 중심으로 변질돼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는 최근 찬양할 때 과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찬양인지 기준을 확실히 몰라 힘들어하는 성도와 성가대원들을 위한 교회음악 기초 지침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음악’을 내놓기도 했다.


어린시절 우연히 출석하게 된 시골교회에서 시작된 찬양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결국 그를 늦깎이 학생으로 이끌었고, 이는 수많은 자료수집과 연구로 이어졌다. 


“성가대 시절부터 이론적으로 정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야말로 전반적인 음악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지만, 하나하나 관심을 기울이고 조금씩 지식을 쌓아왔지요. 그저 내가 궁금했던 것에서 시작된 것이 많은 크리스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33년 동안 신앙생활하면서 기초적인 상식들을 모아놓은 것. 성가대 지휘하면서 필요한 부분 메모한 것과 음악을 전공하면서 배워 필기한 것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기본 교회 상식이 없는 시골 농어촌 교회에 보탬이 될 수 있고, 성가대원, 지휘자 등이 꼭 알아둬야 할 기초적인 상식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이 책은 찬양에 국한된 것뿐만 아니라 교회음악 전반에 걸쳐 다루고 있다. 성가대를 시작할 때 지휘 도형이나, 테크닉에서부터 성가대 운영방법 등 이론적인 것에서부터 성가대원들 밥 먹이는 것 등 관계성에 대한 것까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절하고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교회음악의 역사, 베토벤, 슈베르트 등 작곡가에 대한 궁금한 것들. 그야말로 목회자, 성도, 지휘자, 찬양대원 등 모든 크리스천이 꼭 읽어야 할 교회음악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실 그는 목회자를 섬기는 ‘크리스천 하우스’에 비전이 있었다. 목회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때로는 성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금 꿈꾸고 있는 비전도 결국 목회자와 성도를 위하고 종래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다.


“남은 생을 교회 음악, 아름다운 하나님의 음악을 정착시키는데 쓸 계획입니다. 현재 300만 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한 가정당 한 권씩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익금은 모두 하나님 음악을 위해서 쓸 계획입니다.”


교회음악에 가장 적합한 악기는 오르간. 수익금과 사비를 털어서 전국 교회에 오르간을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미자립교회 성가대 조직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매년 2번씩 자신이 집필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음악’에 대한 독후감을 받아 소정의 시상금을 전할 계획이다. 이 안에는 모든 크리스천이 다 읽기를 바라는 마음과 대충대충 보지 말고 탐독하기를 바라는 그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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