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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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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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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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목사<예장통합 기획국장>



새해, 새날이 밝았다. 어제와 똑같이 해가 뜨고 같은 시간들이 오고 가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른 날이다. 전도서의 저자는 말하기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라고 인생의 허무함을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을 뿐 어느 것도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씀이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바랄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해의 소망이나 다짐을 하는 일을 게을리 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이유로, 그날이 그날이라는 체념으로 새해를 맞고 있었던 것을 새삼 깨달으며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께 겸손히 기도하며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야겠다. 조급하고 쫓기는 마음을 잠시 추스르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온전히 나를 맡기며 새로 맞는 이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보겠다.

2008년에는 기본을 충실히 하겠다. 결과지상주의로 치달아가는 세태 속에서 어찌되었든 결과만 좋으면 좋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모습으로 타협하고 살아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기본을 너무 오랫동안 무시하고 무너트려 온 것을 회개한다. 남이 보든 안보든, 남이 알아주든 아니든 기본을 충실히 하고 싶다. 신앙생활의 기본인 기도, 말씀의 묵상을 충실히 하고 싶다. 교회의 일을 준비하고 실행함에도 기본을 충실히 하고 싶다. 인간관계의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기본은 하는 종이고 싶다. 하나님의 창조물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창조 질서를 잘 지키는 그런 기본을 하면 좋겠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기본으로라도 응답하고 싶다. 새해에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조용함을 가지고 싶다. 이 시끄러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속삭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조용함을 늘 지니고 싶다. 나만의 목소리에 취해 이웃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조용함 속에 그들의 음성을 듣고 싶다. 내 심장의 소리가 들리는 조용함 속에서 거짓 없는 내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조용함이 내 마음이 되어 어떤 것이라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이 되기를 원한다.

진리의 분명한 실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싶다. 새로운 한 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를 가려내는 눈이다. 사물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되 진리를 가려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눈이 아니다. 거짓의 화려한 장식들을 걷어내고 실체를 보는 눈, 달콤한 편안함을 뒤로하고 올바른 방향을 직시할 수 있는 눈, 위선을 가려내는 눈, 거짓 위협과 거짓 약속을 가려내는 눈, 이런 눈들이 필요하다.

진리를 보는 눈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신비한 눈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 확실한 보장이 보이지 않는 평화의 비전, 그리고 힘들고 어렵게 보인다 할지라도 올바른 길, 이런 것들을 분별하여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다. 이 세 가지를 이룰 수 있는 한해라면 참 축복된 해가 될 것이다. 지나간 한 해 동안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늘 흔들리며 살았다. 나에게 이롭다 싶은 일이 생기면 아주 많이 좋아했고, 조금 불편한 일이 생기면 몹시 불행해 했다.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계속 떠들어 댄 시간들이 많았고, 기본을 무시하고 달렸으며, 나에게 필요한 것만 보고 살았다.

2008년에는 조용하게 진리를 분별하고 성의 있게 기본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을 듣고 응답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원한다. 어찌 보면 너무 거창한 나의 새해 소망을 들어주시고,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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