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교류로 교단 벽 허무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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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교류로 교단 벽 허무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 승인 2001.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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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작지만 소망이 큽니다”

한국교회가 공개하길 가장 꺼리는 부분은 ‘교회분열의 내막’. 장로교만 하더라도 1백30개가 넘는다는 통계는, 한국교회의 교단분열이 신학적 신앙적인 차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에서는 ‘교회성장사’라는 말 대신에 ‘교회분열사’라는 말에 더 비중을 두기도 한다.

지난 50년대 말과 60년대 초는 교회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는 일련의 일들이 잇달아 일어난 시기로 장로교가 예장과 기장측 그리고 예장은 다시 합동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세포분열’을 거듭했다. 70년대 초는 예장 합동측 안에서 불거진 문제로 장로교가 갈갈이 찢겨진 시기. 교권을 사이에 놓고 지역별로 패가 갈려 이합집산이 빈번하던 때다.

특히 사회 정치적으로 유신독재가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던 상황에서 교회가 교회되려는 몸부림보다 ‘굵은 선에 줄서기’ 행태가 교회 안에 들어와 교권싸움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80년대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교회는 분열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단마다 갱신운동에 눈을 뜬다. 진보와 보수를 천명했던 교단들이 손을 잡고 교회바로세우기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인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그리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교단협의체가 정상가동하며 “어떻게 하면 영성회복에 힘을 모을 것인가”에 자구책을 강구한다.

그래서 겨냥한 부분이 ‘평신도 자각운동’이다. 이 시기에 제자화훈련·영성훈련 등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데 특별히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이 사회분위기를 ‘국민화합·성도일치’형태로 운동을 전개, 분열하던 교회들이 자각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다. 교단정치 혹은 사회정치 흐름을 과감히 탈피하고 일치운동의 질서를 평신도의 시각으로 대전환을 이룬 것이다. 교권과 떨어져 있는 목회자들이 평신도의 지지를 힘입어 교회갱신을 선언한 대목이다.

종교개혁 484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현재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갱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잔잔한 파고를 일으키는 중이다. 교회정치 분야에서 추진하는 개혁은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교권을 양산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개교회 목회자들이 추진하는 갱신운동은 지리한 교권싸움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진행하는 강단교류 프로그램은 이제 겨우 두번째 시작된 것으로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마틴 루터가 붙인 95개조 반박문의 기본골자가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교황권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하면 아직 서서히 시작되는 강단교류는, 교권이 세운 교회정치 질서를 변화시키려는 ‘아래로부터의 변혁작업’인 셈이다.

기장총회 부총회장인 전병금목사(강남교회)는 지난 28일 주일예배를 예장 합신개혁측 홍정길목사(남서울은혜교회)의 교회에서 설교했고, 홍정길목사도 강남교회에서 설교했다. 설교를 바꿔서 한 것인데 전목사는 이날 하나되고 화해하는 삶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을 강조했다. 2부·3부예배 두 차례 설교한 전목사는 홍목사와 함께 일체 사례비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정통측 조병재목사도 기장측 소속 양무리교회(최부옥목사 담임)에서 설교했고 최부옥목사도 조목사가 담임하는 섬김의교회에서 설교했다. 조목사는 “기장총회 하면 진보교회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막상 성도들의 분위기나 교회분위기를 보니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며 교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몇주 전부터 성도들에게 광고함으로써 교회간 이해를 돕는데 좋은 역할을 했다고 말하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에 교류프로그램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산침례교회 고명진목사는 이번 4일 주일예배를 인근 성공회에서 드릴 예정이다. 고목사는 “성공회는 예배가 아니고 미사라고 하고, 목사가 아닌 신부로, 교회가 아닌 성당으로 용어가 다르다는 점을 성도들에게 교육했다”고 말하고 “이 날 하나되는 일에 대해 설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성가대를 포함하는 성도간 교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기뻐했다.

종교개혁을 외치던 적지 않은 개혁자들의 삶은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는 일’에 주력했다. 강단교류는 성장일변도 정책만을 고집하는 한국교회 일부교단이나 개교회가 갱신의 대열에 합류하도록 이정표 역할을 하는 매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인터뷰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김원배목사

“교회갱신 추진력 태동되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번째 시도한 교회간 강단교류.
교단간 벽을 허물고 새로운 교회문화를 창출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일치프로그램이다.

한목협 상임총무를 맡고 있는 기장총회 소속 김원배목사는 “먼저 목회자뿐만 아니라 일반성도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하면 많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교단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작업을 성실히 수행할 때 부담없는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목사는 한목협이 추진하는 강단교류 프로그램이 종교개혁 484주년을 기념해 전개되는 것이니 만큼 이 속에서 개혁과 갱신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돌출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강단교류가 단순한 교류차원에서 운동의 차원으로 승화되길 모든 실무진은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참여한 교회수는 불과 30개 교회. 지난해 27개 교회보다는 3개 교회가 늘었으나 아직 걸음마 수준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한목협 회원수는 약3천명. 각 교단 바른목회자협의회 소속 회원수를 합한 수다.

한목협 실무진은“올해까지 신청한 교회만 강단교류를 하도록 다른 교단 교회와 연결했다”고 말하며 “내년에는 방법을 달리해 많은 목회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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